[대표팀 핫피플] '신의 한 수' 이청용, 4년 전 악몽 날리다
입력 : 2019.01.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준호 인턴기자= 이청용(VFL보훔)이 후반 교체 투입돼 종횡무진 활약하며 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필리핀을 1-0으로 제압했다.

조급한 경기였다. 선수들이 약팀에 서둘러 앞서고자 하는 마음이 눈에 보였다. 짧은 패스로 짜임새 있는 축구를 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마음만 앞서 선수간 호흡이 맞지 않았다. 초반부터 적극적이던 황희찬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번번이 빈 잔디밭을 굴러간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필리핀은 효율적이었다. 5백을 앞세워 전반 30분까지 한국의 공격을 막은 뒤 역습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당황한 한국은 무리하게 상대와 경합하다 불필요한 경고를 받았다. 이날 한국은 이용, 김진수, 정우영 등이 경고를 받아 초반부터 카드 트러블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답답하게 흘러가던 흐름서 벤투 감독이 결단을 내렷다. 후반 18분 구자철 대신 이청용을 투입했다. 교체는 ‘신의 한 수’였다. 이청용은 들어간 지 3분 만에 황희찬에게 창의적인 패스를 연결했다. 황희찬은 곧바로 황의조에게 연결했고, 황의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필리핀 골망을 흔들었다.

이청용은 득점에 만족하지 않았다. 득점 이후에도 2선, 3선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받았다. 역습에 쩔쩔매던 대표팀이 안정화됐다. 골을 넣은 건 황의조였지만 베테랑다운 이청용의 조율 능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청용은 최근 국제대회와 연이 없었다. 필리핀전은 4년 전 호주 아시안컵 오만전 이후 4년 만의 국제대회다. 이청용은 당시 대회 첫 경기였던 오만전에서 오른쪽 정강이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1경기도 다 치르지 못하고 아시안컵 무대에서 물러났다.

4년 전 시작된 악몽으로 이청용은 이후 소속팀에서 부침도 겪으며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까지 탈락했다. 이청용은 여러 아픔에도 포기하지 않고 독일 2부 리그에서 대표팀 재기를 노렸다. 필리핀전 맹활약은 그간의 설움을 씻어낸 통쾌한 한 방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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