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의 심층분석] 3전 전승 무실점, 낮은 득점력은 옥에 티
입력 : 2019.01.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는 2019 UAE 아시안컵 기간 동안 신문선축구연구소와 함께 ‘신문선의 심층분석’을 연재합니다. ‘신문선의 심층분석’은 분석 자료의 질적 요소를 충족하기 위해 신문선축구연구소 자체 수집 자료를 포함하여, 국내 데이터 분석 업체인 (주)스포츠매틱스 및 AFC 공식자료 등의 정량분석 자료와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성분석을 가미하여 보다 깊이를 더할 예정입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이하 아시안컵) 에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과 함께 C조에 편성된 대한민국은 각각 1-0, 1-0, 2-0으로 3전 전승 무실점을 기록해 16강에 1위로 진출하였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는 경기를 지배했음에도 선제골 이후,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며 심리적으로 쫓겨 후반 막판 수비 불안이 가중되기도 했지만, 중국과 경기에서는 이른바‘손흥민 효과’로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멀티 득점으로 조별예선을 기분 좋게 마무리 하였다.

이번 심층 분석에는 대한민국이 아시안컵 조별예선 3경기 데이터를 통해 토너먼트를 위해 준비해야 되는 부분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슈팅 분석 - 아쉬운 골 결정력, 슈팅 시도 1위는 황의조

대한민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총 4득점을 하였다. 그러나 3경기 모두 경기를 지배했고, 평균 17회 슈팅을 시도한데 비해 저조했던 득점은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옥에 티’였다.

데이터 분석업체 ‘스포츠매틱스’가 제공한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은 세트피스 상황을 제외한다면 모든 슈팅이 PA지역 내 혹은 근처에서 시도되었으며, 조별예선 3경기 평균 17회 슈팅 중 6.67회(약 40%)가 유효슈팅으로 골대를 향했다. 또한, 골대를 맞추는 등 득점 가능성 높았던 위협 슈팅은 경기 당 9회(약 53%)의 슈팅이 기록되었는데, 만약 문전에서의 집중력이 좋았다면 충분히 다득점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PA 지역 안에서 슈팅 비율이 3경기 평균 71% (PTA : 16% 포함)을 기록하며, 득점 확률이 높아지는 상대 골문 가까운 지역까지 볼을 전개하여 슈팅을 시도했던 점과 토너먼트 승부의 필승카드라고 볼 수 있는 세트피스에서 2득점을 기록했고, 세트피스 슈팅 비율이 1,2차전(20%(3회), 10.5%(2회))보다 3차전(41.1%(7회))에서 급상승 했다는 점은 앞으로의 토너먼트에서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해도 좋을만한 부분이다.



조별리그에서 대한민국의 슈팅 대부분은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발끝에서 나왔다. 황의조는 3경기 동안 총 18회(평균 6회)의 슈팅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슈팅의 35.2%를 차지하였다. 경기별 슈팅 수에서도 필리핀전 7회, 키르기스스탄전 6회, 중국전 5회로 고른 슈팅수의 분포를 보였다. 특히 득점에 가까웠던 위협슈팅을 매 경기 3회 이상 기록한 것은 황의조가 상대 수비수를 괴롭힌 위협적인 공격수임을 증명하는 데이터이다.

빌드업과 패싱 분석
– 빌드업의 시작 더블 볼란치와 김영권, 챌린지패스 1위는 황인범


대한민국의 빌드업은 더블 볼란치로 시작했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대한민국의 패스 의존도 1,2위는 더블 볼란치에 위치한 선수들이었고, 패스 캐쳐(받는 사람) 비율 Top3는 중원에 위치한 선수들로 분석되었다. 그만큼 더블 볼란치가 패스 줄기였음을 보여주었다.

더블 볼란치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빌드업을 시도한 선수는 중앙수비수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좋은 수비력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패스 캐쳐 비율에서 3경기 모두 Top3 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대한민국의 빌드업의 위치가 중원 3선 혹은 중앙 수비부터 출발하는 벤투호 전술에 있어 김영권이 중요한 키 플레이어로 활약하였음을 데이터 상으로 입증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빌드업의 시작은 최후방이었다. 이는 3경기 모두 골키퍼로 활약한 김승규의 골킥과 패스를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키르기스스탄 전에서는 골킥 상황에서 롱킥보다는 짧은 패스를 통하였다. 이는 빌드업의 위치를 롱킥보다는 최후방부터 시작하여 점유율을 높이고, 경기를 지배하려는 벤투호의 전술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이터이다.

앞으로 펼쳐질 토너먼트 경기는 조별예선 상대팀보다 전력이 강하고, 전방압박이 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더블 볼란치와 김영권의 빌드업 전개가 조별예선과 같이 안정적으로 공격으로 지속적으로 연결될 것인가는 전술적인 안정성과 더불어 아시안컵 우승으로 가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상대 수비에게 부담과 위협을 줄 수 있는 스루패스를 포함한 챌린지 패스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황인범이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전원 밀집수비를 펼친 필리핀전을 제외하고, 비교적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펼친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전에서는 총 30회 이상의 챌린지 패스로 상대 뒷 공간과 골문을 위협했다.

그 중 황인범은 중국전에서 9회, 키르기스스탄전에서 7회를 시도하며, 가장 많은 시도를 펼쳤다. 이는 황인범이 평소 대표팀에서 기성용이 주로 시도하던 창조적인 패스시도 역할을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무리 없이 수행했고, 토너먼트에서도 황인범의 활약을 지속적으로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수비 분석 – 무실점 수비, 그리고 강력한 공중볼 경합 우위

대한민국은 이번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였다. 수비지표 빈도는 일반적으로 수비를 많이 하는 팀이 주요 수비지표의 빈도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상대팀에 비해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던 대한민국은 수비지표 빈도는 상대팀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전에서는 상대를 몰아붙이면서도 주요 수비지표의 빈도가 높고 스코어가 높게 나오기도 했다. 이는 상대의 공격을 적절히 차단하고, 재소유하는 등 효율적인 수비를 하였다고 분석된다.

특히, 백포(Back-Four)라인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은 대한민국이 3경기 무실점을 거두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정우영은 중국전에서 14회의 수비 이벤트를 기록하며, 김진수 15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빈도를 기록하였으며,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이청용이 13회를 기록해 4명의 수비진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비 이벤트 빈도를 보였다. 필리핀전에서도 이재성이 7회의 수비 이벤트 빈도가 기록하였고, 3경기 모두 수비 이벤트 Top 4 이내에 적어도 1명의 미드필더진이 포함되는 등 미드필더진의 적극적인 수비가 무실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된다.

대한민국은 신체적 우위(아시안컵 출전국 중 평균 신장 2위)를 바탕으로 공중볼 경합에서도 높은 우위를 보였다. 3경기 모두 50% 이상의 공중볼 경합 우위를 보였고,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67%에 달하는 공중볼 경합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이는 상대의 롱 킥을 수비진들의 위치선정과 공중볼에 대한 집중력을 통해 적절히 차단하였음을 증명한다. 특히 중앙수비수 김민재의 경우 3경기에서 10회의 공중볼 경합 중 80%의 높은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또한,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김영권과 함께 공중볼경합 성공률 100%를 기록하는 등 공중볼 경합에서 밀리지 않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개선점 분석 – 많은 실책성 플레이, 낮은 크로스 성공률

조별리그 3전 3승 무실점의 결과에도 많았던 실책성 플레이와 낮은 크로스 성공률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뽑을 수 있다.

중국전을 제외하고 승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1,2차전의 경우 상대보다 더 많은 실책성 플레이가 있었고, 주로 패스와 퍼스트 터치의 실수로 기인하였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당연히 성공해야 할 쉬운 패스나 볼터치에서도 미스를 범하며 3경기 중 가장 많은 실책성 플레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별로 살펴보면 필리핀전에서 황의조, 이재성, 구자철 등 공격진에서 두 자리수의 실책 비율을 보였고,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황희찬과 구자철이 각각 17.0%, 15.9%의 두 자리 수의 실책 비율을 기록하며, 공격이 풀리지 않고 답답했던 원인 중 하나로 찾을 수 있다. 중국전에서는 손흥민이 12.2%로 가장 많은 실책성 플레이를 기록하였다. 주로 전반전(5회)가 집중되었는데, 이는 피로에 의한 체력 부담 현상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표팀에 늦게 합류하여 동료와의 호흡적인 측면, 전술적 조화가 부족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토너먼트 경기에서는 공격진 특히 손흥민에 강력한 밀착 마크가 예상된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 동료와의 호흡 등 전술적 조화를 통해 손흥민의 실책성 플레이를 낮출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될 것이다.

두 번째 대한민국의 아쉬운 부분은 저조한 크로스 성공률에 있다. 대한민국은 3경기 총 59개의 크로스 중 단 14개의 크로스를 성공시키며, 23.7%의 성공률을 보였다. 이는 아시안컵 참가국 중 각 조 1, 2위를 기록한 10팀 중 5번째의 기록이며 30%로 1위를 기록한 일본에 비해 약 6% 낮은 기록이다. 특히 김진수는 1,3 차전에 투입되어 18개의 크로스 중 단 3개(성공률 16.7%)만을 성공시켰고, 오른쪽 풀백 이용 또한 15개 중 성공은 단 3개에 그치면서 양쪽 풀백 모두 크로스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이 조별예선에서 기록한 4득점을 분석해보면 코너킥 상황에서 2회를 비롯하여, 필리핀전은 황희찬이 상대 왼쪽 부분을 허물고 시도했던 컷백으로 인한 황의조의 득점, 중국전에서는 상대 왼쪽 측면 돌파하여 얻어낸 PK였다. 즉, 세트피스뿐만 아니라, 측면지역의 적극적인 돌파와 정확한 크로스에 이은 슈팅은 대한민국의 필승 득점공식이 될 수 있다.



정확한 크로스와 득점력 향상, 그리고 실책성 플레이 줄이기는 조별리그 3경기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대표팀의 대표적인 과제이다. 16강 상대인 바레인과의 경기에서는 남은 준비 기간 동안 잘 준비하여 보완된 경기력을 기대한다.

제공=신문선축구연구소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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