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포커스] 베트남 ‘붉은 돌풍’에 박항서, “나 아닌 모두의 힘”
입력 : 2019.01.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두바이(아랍에미리트)] 이현민 기자= “칭찬해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박항서 매직’ 이야기가 나오자 박항서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은 가장 늦게 16강에 합류했지만,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했다. 20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2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은 전반 39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6분 콩푸엉이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경기를 지배했다. 흔들리는 요르단에 맹공을 퍼부었으나 아쉽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연장 30분을 거쳐 승부차기까지 흘러갔다. 승부차기도 손에 땀을 쥐었다. 베트남은 5명 중 4명이 요르단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는 골대 한 차례 강타, 수문장 당반람이 상대 세 번째 키커의 슈팅을 막아내며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박항서 감독은 기대와 우려 속에 아시안컵에 나섰다. 애초 그가 밝힌 목표는 16강이었다. 사실, 조별리그에서 고작 1승, 게다가 페어플레이 점수로 겨우 16강에 턱걸이 했다. 베트남 언론에서도 ‘한계가 보인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의 지략, 선수들의 정신력이 한데 어우러지며 8강 신화를 창조했다. 베트남의 붉은 돌풍이 동남아를 넘어 아시아 전역을 수놓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어렵게 16강에 올랐다. 회복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정신력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찬사를 보냈다.

한 매체는 요르단전을 앞두고 베트남이 지나치게 수비만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결과로 보란 듯이 깨뜨렸다. 요르단을 맞아 지배하면서 두드렸다.

이에 박항서 감독은 “폭스스포츠에서 ‘우리보고 수비 축구를 한다’는 기사를 봤다. 베트남은 우리 몸에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한다. 수비 축구 아닌 실리 축구”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제 베트남의 눈은 21일 열릴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경기로 향한다. 승자와 8강에서 맞붙는다. 박항서 감독은 “상대가 누구든 랭킹이나 전력이 우리보다 높다. 잘 준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이 이렇게 드라마를 써갈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모두의 힘’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매직’이라는 이야기까지 해주시고, 칭찬에 감사하다. 베트남은 나 혼자만의 팀도 아니고 혼자서 할 수도 없다. 선수들, 스태프, 팬들 성원까지 모든 게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며 관계된 모든 이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뭐, 솔직히 조별리그 2패할 때 까지만 하더라도, 안 좋은 기사가 나왔다. 당연한 일이긴 한데, 한국이나 베트남 언론이나 비슷한 것 같다”고 웃으며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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