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가 가장 힘들 텐데, 티 한 번 안 내더라”
입력 : 2019.01.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이현민 기자= 한국의 주장은 손흥민이다. 형, 친구, 동생 모두 그가 정말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믿고 따른다.

이유는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 실력 발휘하고, 밖에서는 잘 이끌어 준다. 지난 14일 손흥민이 대표팀에 오자마자 김영권은 완장을 건넸다. “솔직히 흥민이가 오기 전에 힘들었다. 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잘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다. 분위기가 확실히 좋아졌다. 경기력도 향상됐다. 워낙 유명한 선수다. 그리고 잘한다. 플레이 자체가 다르다. 이런 선수가 팀을 이끄는 건 당연하다”고 칭찬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합류한지 57시간도 안 돼 16일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 출전했다. 89분을 소화하며 두 골 모두에 관여, 역시 손흥민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한국의 전력은 급상승했고, 자신감도 확실히 붙었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6일을 푹 쉬고 지난 22일 바레인을 만났다. 그러나 상대 전략에 말려들었다. 그래도 황희찬이 전반 막판 선제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살렸다. 문제는 후반이었다. 초반부터 계속 몰아치고도 쐐기골이 안 터졌다. 손흥민은 집중 견제를 받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결국, 후반 32분 동점골을 내줬다. 90분 안에 승부를 내지 못했고, 상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다행히 연장 전반 추가시간에 김진수의 헤딩골로 기사회생했다. 사투 끝에 한국은 아시안컵 7회 연속 8강 진출의 위업을 이뤘다.

짜릿한 승리 뒤에서 손흥민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든 쉬운 경기는 없다. 수비적으로 내려선 팀을 뚫기는 힘들다. 나도 선수들도 부족했다. 1-0에서 느슨해 연장으로 간 것 같다. 이런 점을 더 느끼고 배워야 한다”며 바레인전을 교훈삼아 다가올 8강전에 더 나은 모습을 약속했다.

우려되는 건 손흥민의 몸 상태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아시안게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일정까지. 아시안컵에 합류하기 전까지 리그를 뛰고 왔다. 사실, 최고의 폼을 기대하기 어렵다. 탈이 안 난 게 신기할 정도다. 이를 손흥민은 정신력으로 극복해가고 있다. 본인도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프로라면 경기력, 정신적으로 항상 준비(출전)돼 있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본인이 안 풀리면 동료를 돕고, 꿋꿋이 버텨주면서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골키퍼 조현우가 23일 회복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손흥민 이야기를 꺼냈다.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승선해 후배들과 단기 토너먼트에 임했다. 그런 ‘감’을 안다. 특히 손흥민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조현우는 “흥민이는 아시안게임 때도 그랬지만, 늘 한결 같다. 팀에 합류하자마자 ‘한 경기만 하러온 게 아니다. 우승하러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더욱 대단한 건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 텐데 싫은 티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와 동료들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왜 최고 리더이자 최고 선수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한국은 여러 잡음이 들리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동료애와 강한 정신력으로 위기를 극복해가고 있다. 25일 카타르전에서 중동 모래바람을 잠재울지 주목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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