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축구 Note] '황인범 케이스' 따르려는 유망주들
입력 : 2019.02.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영덕, 합천, 통영] 홍의택 기자= 여러 선택지 속 현실적 판단은 필수다. 황인범 케이스가 떠오르는 것도 그 때문.

황인범은 대전 시티즌이 낳아 기른 대표적 인물이다. U-18 충남기계공고 시절 주장 완장을 찼던 이 선수는 성인이 되자마자 프로로 불려갔다. 당시 삐쩍 말랐던 황인범(지금도 더 붙여야겠지만)은 프로 첫 동계훈련을 놓고 "볼 오는 게 두려울 때도 있었어요. 템포에 적응도 못했고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히 뛰었다는 건 더할 나위 없었다. 연령별 대표팀 시절 동기들이 대학 무대를 누비는 동안 황인범은 프로 출전 횟수를 차차 늘렸다. 정규리그 기준 2015년 14경기, 2016년 35경기, 2017년 32경기를 소화했다(첫해만 1부리그였다). 조금 더 빨리 큰 구단으로 가지 못했다는 타이밍상 아쉬움은 있었을지라도, 선수 본인은 입대란 또 다른 탈출구를 모색했다.

이후 황인범은 펄펄 날았다. 주가는 폭발했다. 아산 무궁화 소속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고, 조기 전역 뒤 국가대표팀 발탁이란 영예까지 누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으로 메이저대회를 경험했으며, 최근에는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로 진출했다.




황인범의 기반이 된 건 어쩌면 2부리그였다. 대전은 황인범의 데뷔 시즌 이후 강등당했고, 아산 역시 최상위 리그 소속은 아니었다. 물론 이 선수가 앞으로 증명해 보여야 할 게 한둘이 아니겠으나, 이만큼 올라서게 도와준 구름판은 4년간 뛴 2부리그였다.

선배 황인범을 따르려는 이들도 꽤 되는 듯하다. "어차피 K리그1 굵직한 클럽 가서 못 뛸 바에야 선회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현장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한창 뛰던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벤치서 몸 풀다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선 실속을 차리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따랐다. K리그1 계약 뒤 임대를 가는 방법도 있으나, K리그2와 바로 연을 맺는 게 조금 더 자유롭기는 하다.

대학 재학생이나 고교 졸업반의 K리그2행, 혹은 더 서둘러 중학교를 마친 뒤 K리그2 U-18로 가는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일 터다. 냉정히 말해 K리그1 구단들이 매력을 못 느낀 자원일 수도 있겠지만, 과욕 대신 현실을 바라보는 전략적 선택도 따르는 추세란 얘기다.

K리그2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건 부인하기 어렵다. 프로팀도, 유스팀도 마찬가지다. 다만 지난해 양질의 자원들이 K리그2 등지로 향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하다. 엄청난 대세가 됐다고는 말 못해도, 어느 정도는 유의미한 변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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