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길어지는 골 침묵…손흥민은 부담감에 짓눌렸다
입력 : 2019.03.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정현준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길어지는 침묵에 부담감을 느꼈다.

한국은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이청용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을 지난 1월 아시안컵의 아픔을 씻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그는 경기 전 공개된 선발 명단에서 손흥민, 황인범, 홍철을 비롯한 핵심 전력을 꺼내며 승리에 나섰다.

명단 발표와 함께 손흥민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벤투 감독 부임 후 치른 7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침묵에 빠진 상태. 오랜 침묵을 의식한 듯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을 가져갔다. 지동원과 발 맞춰 최전방,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6분에는 지동원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내줘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조력자에 그치지 않았다. 볼을 잡으면 과감한 슈팅으로 볼리비아를 위협했다. 그러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32분 홍철의 패스를 받고 시도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막바지에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날렸다. 볼리비아 수비수와 몸싸움을 펼쳐 볼을 따냈고,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따돌린 후 슈팅을 가져갔다. 하지만 볼이 골대를 맞고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에도 손흥민의 발끝은 예리했다. 깊게 내려선 볼리비아 수비진을 뚫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이번에도 운은 손흥민을 외면했다. 후반 35분에는 몸을 던지면서 득점을 노렸으나 볼이 발에 닿지 않았다. 끝내 손흥민은 볼리비아전에서 골망을 가르지 못했고, 무득점은 8경기로 늘어났다.

손흥민은 한국의 승리에 의의를 부여했지만, 스스로 활약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아쉽고, 선수로서 창피함을 느낀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 못 넣는다는 건 팀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다. 경기 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라며 아쉬워했다.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좋은 경기력을 펼쳤지만 골 결정력은 반드시 끌어올려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손흥민은 “골 결정력은 개선돼야 한다. 한국 축구가 몇 년째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다. 공격수들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세밀하게 준비하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아쉬운 결정력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동료들은 좋은 활약을 했지만, 스스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지었던 손흥민의 어두운 표정은 얼마나 많은 무게에 짓눌리고 있는지 비춰주고 있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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