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있어''…기성용-이청용, 힘든 황인범을 다독였다
입력 : 2019.03.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 신준호 기자=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은 지난 몇 달 동안 강행군으로 혼란스러웠다. 심신이 피로한 후배를 다독인건 '쌍용' 기성용-이청용이다.

황인범은 3월 열린 볼리비아-콜롬비아와 A매치 2연전을 미드필더로 소화했다. 중원에서 연속 선발 자리를 지킨 건 황인범이 유일했다.

신뢰를 받은 황인범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몸싸움이 심한 남미를 상대로 중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었고,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위해 빈 공간을 찾아 움직였다. 특히 콜롬비아전은 “전반전만 뛰고 나올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라고 밝힐 정도였다.

말 그대로 죽어라 뛴 황인범. 그는 요즘 정신없이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벤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해 적응을 마치기도 전에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고, 곧바로 대표팀 합류를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4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비행으로 피곤할 수밖에 없지만, 황인범은 소집 당시 “아직 어려서 그런가, 비행기 오래 탔는데도 별 문제 없는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토록 자신만만했던 황인범도 귀국 후 곧바로 두 경기를 치르자 몸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는 콜롬비아전 이후 “장거리 비행하고 두 경기 해보니까 정말 힘들다는 걸 느꼈다. 근육도 올라왔다”라며 “유럽에서 활동 중이거나 은퇴하신 선배님들을 향한 존경심이 더욱 강해졌다”라고 고백했다.

체력은 신체적인 문제일 뿐, 최근 황인범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문제는 따로 있었다. 그는 “작년 아시안컵부터 매 경기 치르며 느끼는 게 너무 많다.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히고 잠시 뜸을 들인 후 “축구가 하면 할수록 어렵다”라고 압박감을 털어놨다.

이런 황인범을 위로해준 건 다름 아닌 베테랑 이청용이었다. 황인범은 “(이)청용이 형한테 요즘 느끼는 고충을 털어놨다. 얘기를 들은 청용이 형은 잘 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지금처럼 성실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다독여주셨다. 너무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응원해준 사람은 한 명 더 있었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이다. 황인범은 “볼리비아전 끝나고 (기)성용이 형이 ‘고생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라며 “힘들 때도 있고 주눅 들 때도 있는데 작은 말 한마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힘이 되고 감사하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황인범은 지난해 9월 첫 성인대표팀 소집 당시, 기성용이 자신의 우상임을 밝히며 직접 룸메이트를 신청했다. 초면의 불편함은 있지만, 옆에서 한 마디라도 더 듣기 위한 의지였다. 그는 불과 몇 달 사이에 우상에게 응원받는 ‘성덕(성공한 덕후)’으로 발돋움했다.

값진 격려를 받은 만큼, 황인범은 더 열심히 달려볼 생각이다. 그는 “이번 대표팀에서 (구)자철이 형이랑 성용이 형의 부재가 크게 느껴졌다. 빈자리를 100% 채우는 건 불가능하지만, 선수들이 각자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새로운 대표팀이 만들어질 것이다”라며 “저 역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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