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콩푸엉 효과 본 K리그, 동남아쿼터 도입할 때 됐다
입력 : 2019.04.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베트남 현지에서는 올 시즌 K리그에 진출한 콩푸엉(24, 인천 유나이티드)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K리그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콩푸엉을 통한 효과가 직접적으로 온 만큼 K리그도 변화를 꾀할 때가 됐다. ‘동남아쿼터’ 도입이다.

올 시즌 K리그 화제 중 하나는 베트남 국가대표 출신 콩푸엉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그는 지난 1월 인천에 입단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K리그1 5경기를 소화하며 K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 3일 대구, 6일 전북전에는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고 있다.

콩푸엉 이전에도 동남아 출신 선수들이 K리그 무대에 섰다. 같은 베트남 출신으로는 2016~2017년에 인천, 강원에서 뛴 쯔엉이 있다. 태국 출신 피아퐁은 1984년부터 1986년까지 3년간 럭키금성(현 서울)에서 뛰었고 1985년에는 베스트11, 득점상, 도움상을 모두 휩쓴 K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동남아 출신 선수로 활약했다. 필리핀과 스페인 이중 국적의 실바(2015)도 대전 소속으로 K리그 무대에 뛴 바 있다.



▲ K리그는 동남아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콩푸엉의 인천 입단으로 베트남에서는 콩푸엉에 대한 보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으로 불법 중계 된 K리그 개막전 경기는 2만 6,000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해외 팬들을 위한 온라인 중계를 도입했다. 그런데 3만 명 이상이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다.

인터넷 상에서의 관심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도 콩푸엉을 보기 위한 베트남 팬들을 발견할 수 있다. 비록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인천 경기를 찾는 베트남 팬들의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인천이 콩푸엉을 영입하는데 있어 베트남 마케팅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로팀으로서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마케팅을 위한 선수의 보유가 필수다. 스타 선수를 보유하는 이유도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콩푸엉은 베트남의 축구 스타다. 콩푸엉을 통해 베트남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구단 운영이다.

K리그의 몇몇 팀들은 이전부터 동남아쿼터 추가를 바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K리그의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은 3+1명이다. 3명의 외국인 선수에 아시아 국적의 선수는 1명 더 보유할 수 있다. 여기에 동남아 출신 선수만 추가로 1명을 더 보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3+1+1 규정의 도입이다.

연맹도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몇 년 전부터 베트남에 K리그 중계를 시도했다. K리그 올스타가 베트남 원정경기도 치렀다. 무궁무진한 동남아 시장의 가능성을 직접 체감한 만큼 K리그의 외연 확장을 위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동남아쿼터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국내 선수의 출전 기회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최대 5명의 외국인 선수가 뛰게 되기에 국내 선수 출전은 1명 줄어들게 된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최준서 교수는 ‘스포탈코리아’와의 국제전화에서 “K리그의 동남아쿼터 도입은 산업적으로 당연히 긍정적이다”라면서도 “다만 국내 선수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현재도 대학 선수의 경우 프로 진출이 10%가 될 정도로 적다. 동남아쿼터 도입으로 더 줄어들 수 있어 그 부분이 조심스럽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 동남아쿼터 도입, 일본의 사례를 배우자
일본 J리그는 올해 외국인 선수를 무제한 보유하는 규정으로 변경했지만, 지난해까지 동남아쿼터 제도를 시행했다. 그래서 일부 팀들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출신의 유능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 중 동남아 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팀은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였다. J리그는 2014년부터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카타르 등 동남아 및 중동 국가 축구협회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 국가 출신 선수는 아시아쿼터와는 별도로 1명을 더 보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삿포로는 2013년 8월 아시아쿼터로 레콩빈(베트남)을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출신의 스테파노 리리빠리(2014), 이르판 바흐티무(2015~2016)를 영입했다. 2017년부터는 태국 출신의 차나팁 송크라신이 활약 중이다.

일본의 요시자키 에이지 축구전문기자는 “삿포로 구단이 영입한 동남아 출신 선수들은 자국에서는 스타다. 삿포로 구단이 이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삿포로 및 홋카이도를 찾는 동남아 관광객이 늘었다. 자연스럽게 연고지와 구단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J리그 팀들은 연고지 지자체와의 공조로 동남아 선수 활용을 극대화했다. 동남아 관광객을 유지함으로써 연고지와 구단을 알렸다. 그럼으로써 동남아지역에 J리그 중계권을 파는 효과로 이어졌다.

동남아 선수 영입을 검토하는 K리그 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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