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떠나는 최순호 감독, “유소년 육성 마무리 못해 아쉽다”
입력 : 2019.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하고 싶은 일을 마무리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워.”

최순호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6년 9월 26일 포항 지휘봉을 다시 잡은 그는 2년 6개월여만에 떠나게 됐다.

최순호 감독은 22일 오후 ‘스포탈코리아’와 전화통화에서 밝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했지만 이내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순호 감독은 포항의 레전드다. 1980~1988년, 1991~1992년 포항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지도자 생활도 포항에서 시작했다. 1992년 포항 코치를 맡았고 2000년부터 2004년까지는 감독으로서 포항을 이끌었다. 그리고 12년 만에 다시 포항에 돌아와 지난 20일 대구 원정경기까지 지휘하고 물러나기로 했다.

최순호 감독의 퇴진은 성적 부진이 원인이었다. 최순호 감독은 포항을 지난해 K리그1 4위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올 시즌 8라운드까지 2승 1무 5패라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특히 4번의 원정경기를 모두 패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포항은 최순호 감독의 경질이라는 극약처방으로 위기를 타개하기로 했다.

최순호 감독은 구단의 결정을 이해했다. 하지만 자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계획이 미완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유소년 육성과 미래 포항 팬 확보였다.

최순호 감독은 “사실 잘 알다시피 포항의 규모 자체가 우승을 하고 그러는 건 아니다. 그 규모에 맞게 경기력을 유지하고 미래에 대비해 다듬어주고 싶었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유소년 육성이고 그 다음에 지역 사회와의 교감이다. 미래 팬 확보를 위해서다”라고 포항의 미래를 위해 준비한 계획을 지속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포항은 해를 거듭할수록 자금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기업구단이지만 다른 기업구단과 비교할 때 많은 예산을 쓰지 않는다. 시도민구단보다 조금 더 나은 규모일 뿐이다. 이에 최순호 감독은 당장의 우승 경쟁보다는 일정 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지역에서 항상 사랑받는 팀을 목표로 삼았다.

포항이 지난해 4위를 하고 평균 관중에서 7,404명으로 2018년 K리그1 팀 4위를 기록한 것은 최순호 감독이 설정한 방향이 옳게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였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부진한 결과가 나오고 팬심도 떠나자 최순호 감독의 입지도 좁아졌다. 그는 “여기와서 2년 반 동안 할 것 다했다. 구단도 지원해줄 것 다 해줬다”며 자신이 생각한 것을 믿고 뒷받침해준 구단에 감사했다. 그리고 “끝까지 완성하지 못해 아쉽다. 유소년 육성이 미완으로 끝날 수 있다는 아쉬움과 지속하더라도 생각한 사람이 없으니 내용이 달라지고 효과를 못 볼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계획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안타까움을 보였다.

최순호 감독은 포항에서의 주변 정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휴식을 통해 향후 자신의 거취를 정하려 한다. 물론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 그는 다음 계획에 대해 “우리가 하는게 프로팀, 유소년팀 감독이니 그런 것을 하지 않을까”라고 답하며 웃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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