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ZOOM-IN] 성적도 흥행도 '으뜸' 호랑이 기운 솟는 울산
입력 : 2019.05.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순풍에 돛단 듯 시즌 초반 울산 현대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울산은 현재 K리그1에서 7승 2무 2패 승점 23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5경기 무패(3승 2무)로 일찌감치 조 1위 16강을 확정했다.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 이번 시즌 울산은 K리그와 ACL 우승 도전을 선포했다. 김보경, 이근호, 윤영선, 신진호, 김성준, 주민규, 불투이스를 수혈하며 전 포지션을 보강했다. 시즌 초반 일부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지만, 대부분 회복했다. 경험과 기량을 갖춘 수준 베테랑들이 가세해 기존 자원들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김도훈 감독의 지략이 더해졌다. 지난 시즌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챔피언을 모두 격파하며 두 대회를 수놓고 있다.

울산은 지난 7일 시드니FC를 1-0으로 제압하고 ACL에서 활짝 웃었다. 이어 12일 전북 현대와 1위 쟁탈전에서 물러서지 않고 과감히 맞서 2-1승리를 챙겼다. 현재까지 성적과 흥행 모두 '으뜸'이다. 호랑이 기운이 제대로 솟았다.

특히 전북전에서 1만 1,021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일요일 야간 경기(오후 7시)임에도 많은 팬이 운집했다. 김도훈 감독은 사전에 공언한대로 팬들을 위해 강하게 나섰고, 내용과 결과까지 잡았다. 1강 전북의 강력한 대항마임을 증명했다.

퀄리티 스타트의 비결은 철저한 준비다. 김도훈 감독은 축구를 달고 산다. 분석관에게 받은 자료를 보고 또 본다. 코팅스태프와 밤새기 일쑤다. 리저브(2군) 경기는 무조건 직관해 선수들을 점검한다. 부상 회복 후 감각을 찾으려는, 평소 기회를 못 받던, 더불어 어린 선수들에게 꾸준히 힘을 실어준다. 포지션 별로 핵심 자원은 있지만, ‘정해진 주전은 없다’는 게 김도훈 감독의 지도 방식이다.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팽’당한다는 걸 선수들도 안다. 그래서 매사 열심히 한다. 이렇게 이동경, 박정인이 커가고 있다. 김수안은 공수 어느 포지션에 놓아도 이제 제몫을 한다. 이 모든 게 그라운드 안에서 경기력으로 나타난다.

더욱 놀라운 건 아직 100% 울산이 아니라는 것. 김도훈 감독은 “우리는 완벽한 전력이 갖춰지지 않았다. 조만간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용맹한 호랑이를 예고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울산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년간 K리그를 선도하는 홍보, 마케팅 전략으로 팬심을 사로잡고 있다.

K리그1 기준으로 울산은 총 여섯 차례 홈경기(평일 2회, 주말 4회)에서 총 6만 4,827명을 동원했다. 평균 1만 805명이 문수축구경기장을 찾았다. 이 중 3월 29일(제주 유나이티드 2-1 승, 6,052명), 4월 2일(FC서울 2-1 승, 3,843명) 두 경기가 평일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문수축구경기장에 경기가 있는 날이면 주변은 축제의 장이다.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키즈카페, 버스킹 공연, 스폰서 이벤트, 지자체와 협업 홍보부스 등 모든 연령이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분위기가 조성됐다. SNS를 통한 선수와 팬들의 소통, 다양한 구단 상품 판매, 선수 카드, 추억이 깃든 분기별 입장권 티켓도 흥행에 한몫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남FC전에서는 그림 그리기 대회가 열렸고, 이번 시즌 홈경기 최다인 18,434명이 운집했다.



구단 직원들은 수시로 현대중공업을 찾아 출퇴근 직원들에게 홈경기 홍보를 한다. 지역 내 기업체를 방문해 사인회를 진행, 지역 아동과 장애우 시설에 가전제품을 기부하는 등 받은 만큼 온정을 베풀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축구클리닉, 스쿨어택은 이미 활성화 됐다. 울산 삼산동 등 시내 중심가에서 밤낮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울산을 알리고 있다.

또, 울산은 울산광역시청, 울산시축구협회, 울산시민축구단(K3)이 지속적인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은다. 지난달 각 단체 담당자와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조별리그 원정에 동행해 울산 축구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 연구했다. 지역 축구인인들과 교류도 활발해졌다. 김도훈 감독이 직접 참가하는 ‘김도훈을 이겨라’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한 축구클럽들이 줄을 섰다. 실제 김도훈 감독은 엄청난 승부욕을 발휘하며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적군도 내 편이라는 생각으로 팬 유치에 최선을 다했다. 울산은 울산 지역에 모기업을 둔 SK와 GS를 찾아 경기장 방문을 적극 권장했다. 해당 경기(제주, 서울전)에서 원정석에만 1,500명이 들어찼다. 12일 전북전을 앞두고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을 방문해 적극 알리기에 나섰고, 실제 효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울산의 가장 돋보이는 행사 중 하나는 선수 은퇴식이다. 4월 20일 성남전, 28일 경남전에서 김용대와 김치곤의 은퇴식을 열었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애쓴 이들은 위해 예우를 갖췄다. 2016년 꽁지머리 김병지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도 했다.

울산은 목표는 명확하다. 365일 경기장 안팎에서 언제나 팬들과. 단순한 축구 한 경기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것. 경기 전 , 본 경기 90분+, 경기 후 뒷풀이 마당까지. 4시간 정도를 축구에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My Team 울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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