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ZOOM-IN] '실험'보다 '결과'...벤투 축구, SON 없을 때가 걱정이다
입력 : 2019.06.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서재원 기자= "단순히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데뷔를 시키려고 대표팀을 운영하지 않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10일 오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이란과 친선경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 선발과 기용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실험을 진행하고자 하더라도 기본적인 원칙과 틀을 유지하겠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될 이란전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호주전까지 벤투 감독의 색깔은 뚜렷했다. 5일 전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풀타임을 뛴 손흥민을 선발로 출전시켰을 정도로 벤투 감독은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단순히 손흥민의 혹사 논란이 문제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새로 발탁된 선수나 기회가 적은 선수들을 기용하기보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베스트 선수들로 경기를 준비했다. 더 나아가 주어진 교체카드도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 시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 경기 결과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호주전에서도 6장의 교체카드를 쓸 수 있었지만 단 3장만 활용했다. 교체돼 나온 선수들도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논란 속에서도 벤투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경기에 나가지 못한 선수들은, 계속해서 열심히 훈련하고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교체카드를 다 쓸 수도 있다. 더 쓰고 결과를 덜 생각할 수도 있다. 반대로 결과를 쌓아가면서 FIFA랭킹을 관리할 수도 있다. 저의 경우, 다른 곳에 있었을 때도 23~25명의 선수를 소집하면, 더 뛰는 선수와 뛰지 못하는 선수가 발생해왔다"라고 주장했다. 교체카드를 활용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결과를 쌓아가는 게 우선이라는 말이었다.

벤투 감독의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대표팀은 특별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 일은 발생하면 안 되겠지만, 중요한 순간 손흥민이 부상 혹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지 궁금하다. 이 부분은 벤투 감독을 향한 논란의 핵심이기도 하다. '평가전'이란 말 그대로, 평가와 실험을 할 기회에 FIFA랭킹을 논하며 결과를 목표로 하겠다니 말이다.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치러야 한다. 조금의 실수가 발생해선 안 되는 실전이다. 3차(최종)예선과 본선으로 가는 길고 긴 여정 중 손흥민이 없을 때가 나올 수 있다. 손흥민이 아니더라도, 현재 꾸준히 선발로 나서는 선수 중 누군가가 빠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들의 대안을 찾아야 할 평가전에서 벤투 감독은 결과만을 쫓고 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을 포함해 과거의 경험을 되짚어본다면 충분히 걱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