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프리뷰] '손흥민 활용법'이 비출 벤투호 이란전 플랜
입력 : 2019.06.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현준 기자= 변화와 기존 스타일 고수. '손흥민 활용법'에 따라 벤투호의 이란전 구상이 결정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37위)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FIFA랭킹 21위)과 6월 A매치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상대전적은 9승 8무 13패로 한국이 열세다.

이란전은 오는 9월 열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경기다. 친선 경기지만 이란이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강호인데다, 지난 2011년 1월 아시안컵 8강 이후 단 한 차례도 승리가 없어 한국에 필승의 각오를 다지게 만든다. 한국은 이란을 홈에서 잡고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손흥민의 출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체 불가 에이스. 지난 7일 호주와 평가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손흥민은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고, 벤투 감독도 동의했다. 컨디션에 차질이 없다면 이란과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 중앙 배치 : 플레이메이커+조타수 집중



손흥민의 중앙 기용은 벤투 감독이 올해 1월 아시안컵 이후 주로 활용하는 전술이다. 손흥민을 가운데에 배치해 시선을 끌고,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포함한 동료들의 효율을 높인다. 공격형 미드필더과 최전방 공격수, 위치에 따라 역할이 조금씩 바뀌지만 플레이메이커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스리백, 포백 모두 활용 가능하고, 벤투호의 스타일도 유지된다.

성과는 공격수로서 더 좋았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직접 마무리보다 만드는 플레이에 치중하자 파괴력이 약했다. 반면 투톱으로 나서면 결정력을 포함해 경기력이 한층 좋아졌다. 지난 3월 볼리비아, 콜롬비아와 2연전에서 활기찬 움직임을 펼쳤고, 지긋지긋한 8경기 연속 A매치 무득점 행진을 끊는데 성공했다.

다만 손흥민이 중앙에 서면 상대의 집중 견제를 피하기 어렵다. 한국은 앞선 호주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막히자 고전을 거듭했다. 무스타파 아미니를 중심으로 손흥민을 거칠게 막았고, 후반 31분 황의조에게 실점하기 전까지 한국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란전에서도 손흥민을 겨냥한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 더군다나 이란은 끈덕진 수비로 손꼽히는 팀. 손흥민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면서도, 최소한의 견제만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만약 손흥민이 공격 부담을 온전히 떠안고, 이란의 수비에 고전한다면 호주전의 답답했던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

손흥민 측면 배치 : 직선적 플레이+해결사 역할



벤투 감독은 부임 초 손흥민을 측면 자원으로 활용했다. 토트넘에서 주로 뛰는 자리에 고스란히 넣었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손흥민은 왼쪽, 오른쪽 어느 위치에서도 위력적인 슈팅으로 득점을 노린다. 빠른 스피드로 수비를 단숨에 따돌린 뒤 기회를 창출하거나, 해결사로서 마침표를 찍는 플레이를 전개한다.

손흥민이 측면으로 빠질 경우, 중앙에서 풀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초창기 벤투 감독에게 중용 받았던 남태희(알 두하일)가 부상으로 낙마했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기대를 모았던 권창훈(디종)도 소집 직전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졌다. 현재 명단에서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이재성(홀슈타인 킬), 김보경(울산 현대), 이진현(포항 스틸러스)이 나설 수 있다.

문제는 아직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믿음을 준 선수가 없다. 황인범은 과감한 패스가 돋보였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호주전에서는 자주 머뭇거렸고, 빠른 압박에 볼 소유권을 쉽게 잃었다. 이재성은 호주전을 제외하면 벤투호에서 주로 측면을 소화했고, 이진현은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권창훈 대신 합류한 김보경은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짧아 출전 자체가 미지수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경기 조율과 지원 아래 맹활약했다. 대표팀도 확실한 플레이메이커를 찾는다면 손흥민의 짐이 한결 덜어진다. 마침 이란전은 승패 부담이 적은 평가전인 만큼, 손흥민 활용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는 실험도 기대해볼 법하다.

손흥민 벤치 혹은 결장 : 플랜B 모색



벤투 감독 성향상 손흥민 없이 경기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휴식을 요청한 지난해 11월 호주 원정에 합류하지 않았다. 올해 1월에도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뒤 중국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했다. 3월 A매치 2연전, 7일 호주와 평가전에서도 선발로 출격했다. 벤투 감독에게 손흥민은 경기 구상에 반드시 들어가는 필수 전력이다.

그러나 휴식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만 47경기를 나섰고, 대표팀을 병행하며 강행군을 펼쳤다. 지난 2일 리버풀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치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손흥민과 벤투 감독은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지만 호주전 움직임은 다소 무거웠다.

손흥민이 휴식을 취하면 벤투 감독은 포백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손흥민의 부재 속에 4-2-3-1, 4-1-4-1 포메이션을 꺼내 1승 1무, 성적과 경기 내용 모두 준수했다. 그동안 대표팀이 손흥민의 활약에 지나치게 의존한 걸 감안하면, 9월 전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플랜B 마련에 나설 확률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나상호(FC도쿄) 등 다양한 자원이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