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데얀의 '하이파이브', 적으로 만나도 우정은 영원하다
입력 : 2019.06.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 정현준 기자= 적으로 갈라선 FC서울 최용수 감독과 수원 삼성 공격수 데얀이 손을 맞잡았다. 라이벌이라는 타이틀도 오랜 시간 함께한 둘의 우정을 가를 수 없었다.

서울은 16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1 2019 16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폭발한 오스마르, 페시치의 활약에 힘입어 수원을 4-2로 꺾었다.

통산전적 32승 23무 32패로 팽팽히 맞섰던 서울, 수원이 약 한달 만에 만났다. 두 팀은 지난달 5일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접전을 펼쳤고, 한 골씩 주고 받은 끝에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이에 서울 최용수 감독, 수원 이임생 감독은 승리와 더불어 팬들을 위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약속대로 두 팀은 화끈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에는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지만, 후반전 들어 화끈하게 몰아쳤다. 수원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타가트를 넣어 공세를 준비했고, 서울도 수원에 발맞춰 고요한, 페시치가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결국 웃은 쪽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페시치의 2골과 오스마르의 쐐기포가 터졌고,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를 주도하며 승점 3점을 따냈다.

이날 경기 중 이채로운 장면이 나왔다. 수원이 후반 23분 박형진을 투입하면서 데얀을 불러들였고, 서울 최용수 감독은 데얀이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자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했다. 오랜 시간 같은 팀에서 함께했다고 해도, 라이벌 팀의 사령탑과 선수로 갈라선 두 사람의 입장을 떠올리면 생각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이 장면에 대한 물음이 나왔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데얀과 나는 오랜 시간 함께했다. 내가 서울에서 커리어를 쌓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보면서 왜 저기서 뛰고 있나 만감이 교차했다. 존중의 표시였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팀이 엇갈렸지만, 오랜 시간 서울을 위해 헌신했던 노고를 칭찬하고 싶었다는 의중을 나타냈다.

데얀은 최용수 감독이 오랜 시간 믿고 신뢰를 보낸 공격수이자, 아픈 손가락이다. 데얀과 최용수 감독은 지난 2011년 감독대행과 선수로 만났고, 2013년 데얀이 베이징 궈안으로 떠나기 전까지 세 시즌 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다. 데얀이 중국에서 돌아온 2016년 다시 재회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최용수 감독이 중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10월 최용수 감독이 서울을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지만 데얀은 없었다. 데얀은 시즌 초 수원으로 이적해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슈퍼매치에 임할 때마다 데얀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미디어데이에서도 "데얀이라는 좋은 친구를 통해 많이 배웠다. 큰 역할을 했다. K리그의 위대한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이벌 구도를 떠나, 한 명의 축구인으로서 데얀이 서울을 상대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펼치기를 기원했다.

최용수 감독은 치열한 슈퍼매치 양상 속에서도 데얀을 존중하는 마음을 드러냈고, 데얀도 최용수 감독의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의 하이파이브는 라이벌전의 테두리를 뛰어넘는 뜨거운 우정을 보여줬고, 동시에 팬들에게 많은 울림을 안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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