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준우승=K리그 흥행? 정정용호 정착 여부가 관건
입력 : 2019.06.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현준 기자= U-20 월드컵 준우승이 K리그 흥행으로 이어지려면 정정용호의 정착이 중요하다.

정정용 감독이 이끈 한국 U-20 대표팀이 화려한 여정을 마쳤다.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당당하게 맞섰다. 숱한 위기도 있었지만, 한 팀으로 똘똘 뭉쳐 새로운 역사를 썼다. U-20 대표팀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결승 진출, 지난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뛰어넘었다.

36년 만의 쾌거에 K리그의 미소도 짙어진다.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이강인(발렌시아)의 활약이 컸지만, K리거들의 공헌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장신 공격수 오세훈(아산 무궁화)은 2골과 더불어 탄탄한 포스트 플레이, 안정된 볼 컨트롤로 정정용호의 최전방을 누볐다. 조영욱(FC서울)은 2선과 전방을 오가며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렸다. 수문장 이광연(강원FC)은 눈부신 선방쇼를 펼쳐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지솔(대전 시티즌), 이재익(강원FC), 황태현(안산 그리너스), 엄원상(광주FC) 등 K리거가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만큼, U-20 열기가 K리그로 이어진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U-20 월드컵 효과는 증명됐다. 우크라이나와 U-20 월드컵 결승전 당일인 16일,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에서는 이번 시즌 최다 관중인 32,057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라이벌 매치라는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U-20 월드컵의 활약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해 6월 독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승리를 시작으로 축구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2연속 금메달을 차지했고,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비롯한 여러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했다. 올해 1월 아시안컵 부진으로 주춤할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A매치 7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펼쳤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는다. 1년에 걸쳐 달궈진 열기는 정정용호의 U-20 월드컵 준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관건은 이 열기를 K리그가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 있느냐다. 정정용호의 선전으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축구 인기 저변이 두텁게 형성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오랜 시간 흥행에 목말라하는 K리그가 인기를 되찾으려면, 팬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정용호에 맹활약한 선수들이 K리그에서 활약상을 얼마나 보여주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U-20 월드컵 모든 일정을 마친 선수들은 팀으로 복귀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스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정정용호 주축으로 뛴 이광연, 이재익을 두고 "U-20 월드컵에서 잘했다고 무조건 기회를 받는 건 없다. 본인이 잘 해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는 K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 최용수 감독은 수원과 경기를 앞두고 "이번 대회를 통해 주목 받은 선수들이 있어서 그런지, 팬들이 선수들이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기를 바란다. 이번을 계기로 K리그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어린 후배들의 활약에 칭찬과 함께, 여세를 몰아가려면 경쟁을 통해 팬들 앞에 모습을 비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계, 국민들을 환호로 물들인 U-20 월드컵은 끝났고, 그 자리에는 정정용호가 가져온 여운이 남아있다. 한때의 추억으로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축구화 끈을 묶어야 할 때다. 인기에 등업은 게 아닌, 능력으로서 팀에 정착해야 한다. 정정용호를 누빈 K리거들은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그라운드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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