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Note] 대동초의 8인제 장악...4~5년 내다본 최광원 감독
입력 : 2019.06.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동초] 홍의택 기자= 양질의 재료라고 해서 늘 훌륭한 음식이 나오는 건 아니다. 요리사 손맛에 따라 결과물은 천지 차.

축구도 마찬가지다. 선수 기량과 감독의 지도력이 맞물렸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경기가 나온다. 올 한 해 광폭 행보를 보인 서울 대동초가 대표적이다. 전현직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한 이 학교는 2019년을 오롯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시작은 2월 제주에서 열린 칠십리배였다. 대동초는 우승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띄웠다. 또, 각 지역 대표를 모아놓은 소년체전에서도 인정받았다. 서울권 예선을 압도적 차이로 통과한 이들은 전북 익산에서 개최된 본선에서도 왕관을 썼다. 포항제철초(포항 스틸러스 U-12)를 꺾고 탄력을 받더니 남해초, 제주서초, 신곡초를 연이어 제압했다. 백승호, 이승우가 맹활약했던 시기에도 연이 없었던 이 대회를 마침내 탈환했다.




좋은 선수를 확보했다는 전제부터 짚어야 한다. 대동초는 각지에서 몰린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지도자 능력도 빼놓을 순 없다. 특히 올해처럼 '전 대회 8인제 전환'이란 크나큰 변수가 있을 경우, 감독부터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스스로 완벽히 이해해야 어린 아이들도 납득하게 할 수 있다.

미취학 아동 때부터 볼을 찼다고는 해도 아직 어린 초등선수들. 볼을 만지는 기본기 외 전술적인 움직임을 서서히 익혀가는 단계다. 하물며 기존 11인제와 혼동하는 정도도 크다. 동료들과 함께 서는 전형이나, 개개인이 잡아야 할 위치 등은 꽤 달랐다. 대동초는 이 변화 흐름에 잘 적응해 아성을 이었다.

여기엔 최광원 대동초 감독의 발품 팔이가 스며 있다. 현장에서 30년 가까이 초등학생을 가르쳐온 최 감독은 8인제 얘기가 나오자마자 일본으로 날아갔다. 개인 돈, 개인 시간을 들인 쉽지만은 않은 여정. "소년체전까지 8인제로 바뀐 건 올해가 처음"이라던 그는 "이미 4~5년 전부터 8인제 도입이 이슈였다. 그 당시 오늘 같은 날이 오리라 확신했다"고 말한다.

이미 일본은 초등 연령대 왕중왕전을 8인제로 진행했던 때다. 최 감독은 "나이 든 지도자가 8인제 보러 일본까지 간다고 하면 '미쳤다'고 할까 봐 처음에는 말도 못했다. 편의점 도시락 먹으면서 여기저기 돌아본 게 엄청난 공부가 됐다"고 돌아봤다.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몇 해 지나서는 현지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나 다른 국내 지도자와도 만나게 됐다고.

최 감독은 "김학범 감독님도, 프로 감독님들도 시즌을 마치면 유럽이나 남미를 돌지 않나"라면서 "영상 100번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하루 이틀 보는 개인 연수가 훨씬 큰 도움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또, "8인제는 2-4-1, 3-3-1 포메이션 등이 있다. 가시마 앤틀러스 유스 선수들이 과거에 우승할 때 투백을 정말 잘 썼는데, 우리가 이번 소년체전에서 그 시스템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결국 일본행이 신의 한 수였던 셈"이라며 웃었다.

사진=한국유소년축구연맹,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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