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된 신고식' 이광연, U-20 월드컵 넘어야 주전 골리 길 보인다
입력 : 2019.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현준 기자= ‘빛광연’ 이광연(강원FC)이 파란만장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제 주전 골키퍼로 거듭나려면 U-20 월드컵을 뛰어 넘는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강원은 23일 오후 7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진행된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광연은 이날 강원의 수문장으로 선발 출격, K리그 첫 경기에 나서 4골을 내주는 호된 경험을 했다.

이광연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눈부신 선방쇼로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지난 세네갈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키커의 슈팅을 정확히 쳐내 흐름을 끊었고, 이어진 에콰도르와 4강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날카로운 헤딩을 막아 극적인 승리를 선물했다. 이광연의 맹활약에 축구 팬들은 ‘빛광연’이라는 애칭을 붙이며 찬사를 보냈다.

U-20 월드컵 종료 후 이광연의 출전은 팬들의 관심사였고, 강원은 포항을 상대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긴장감이 역력한 탓인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전반 18분 완델손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에 선제골을 내줬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전반 38분. 완델손이 올려준 프리킥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며 추가골을 허용했다. 혼전 상황이었다고 해도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으로 이어진 건 분명 아쉬웠다.

이광연의 고난은 이어졌다. 강원은 만회를 위해 라인을 높게 올렸고, 자연스레 포항이 공략할 뒷공간이 넓어졌다. 이광연이 여러 차례 선방을 펼쳤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는 후반에도 2골을 연달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막판 강원이 5골을 터트려 승리했어도, 이광연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데뷔전이었다.

경험 부족이 뚜렷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이번 시즌 K리그에 뛰어든 이광연은 팀 내 세 번째 골키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번 U-20 월드컵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프로 세계는 냉혹하다. 포항전 경기력이 아쉬웠던 만큼, 앞으로 출전 기회가 돌아갈지 미지수다.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는 김호준이 건재하고, 백업 골키퍼 함석민의 벽도 만만치 않아 갈 길이 험난하다.

이광연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U-20 월드컵 이상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같은 연령대 최고의 무대에서 펼쳤던 능력을 프로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주전 자리가 잘 바뀌지 않은 골키퍼 포지션 특성상, U-22 출전 규정에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 김병수 감독도 U-20 월드컵 활약으로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6일 대구FC와 경기를 앞두고 “월드컵에서 잘했다고 무조건 기회를 받는 건 없다”라고 단언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프로로 살아남으려면 단 한 번의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U-20 월드컵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어도, 장밋빛 미래를 보장받는 건 아니다. 이광연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야 주전 수문장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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