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종목’ 쇼트트랙 연이은 사건사고...국민들 외면받나
입력 : 2019.06.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인턴기자= 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불리던 쇼트트랙에서 또 잡음이 터져나왔다.

진천선수촌의 신치용 선수촌장은 24일 인사 심의위원회를 열고 성희롱 문제를 일으킨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을 25일부터 한 달 동안 퇴촌시키기로 결정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쇼트트랙 대표팀의 산악 훈련 도중 남자 대표팀의 A 선수가 다른 선수들이 보는 가운데 남자 후배 B 선수의 바지를 내렸다. A와 B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다.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상황에서 수치심을 느낀 B 선수는 감독에게 A 선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알렸다. 감독은 이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진천선수촌은 대표팀 전체의 기강해이 문제라고 판단해 쇼트트랙 대표팀의 선수촌 퇴출을 결정했다. 남녀 각각 7명씩 총 14명의 선수는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된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김건우가 여자 숙소에 무단출입을 했고 이를 도운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김예진과 함께 퇴촌 명령과 추가 징계를 받았다.

김건우는 2015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선수촌에서 외박을 나와 음주 추태도 부렸다.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 후 여성 선수들과 학부모가 있는 숙소로 들어가 논란을 일으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음주 사건으로 징계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에 인터넷 불법 도박까지 저질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앞두고는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의 지속적인 구타에 의해 대표팀을 이탈했다. 이후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를 포함한 선수 4명에 대한 상습 폭행으로 수감됐고 아청법 위반 혐의까지 추가돼 기소된 상태다.

2004년에도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코치진의 구타와 언어폭력 등에 시달리다 선수촌을 집단으로 이탈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직후에는 파벌 논란이 벌어졌고 2010년에는 일부 코치와 선수들이 특정 선수의 대표팀 선발을 밀어주는 '짬짜미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다.

많은 사건·사고 이후의 대처는 한결같았다. 솜방망이 처벌과 함께 형식적인 사과만 반복됐다.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던 모습은 선수들과 빙상계 내부에 성적만 내면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겹겹이 쌓여 폐단을 만들어냈다.

시대는 변했고 국민들도 더 금메달 같은 성과만 바라보지 않는다. 빙상계는 변화된 시대를 모른척하며 그동안 쌓아왔던 성과들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빙상계는 자신을 또 한 번의 시험대 위에 올렸다. 이번에는 빙상계가 자정의 가능성을 내비칠지, 혹은 국민들의 외면을 초래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