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 ''내가 살아있다는 것 보여주겠다''
입력 : 2019.07.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창원] 곽힘찬 기자= 화성FC 유병수가 역사적인 현장의 주인공이 된 것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화성FC는 3일 오후 7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K리그1 소속 경남FC에 2-1 승리를 거뒀다. 화성은 K3리그 팀 최초로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나무랄 데 없는 경기력이었다. 시작부터 경남을 몰아붙인 화성은 전반 19분 유병수의 선제골에 힘입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경남 김승준에게 PK 만회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경남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유병수는 “이겨서 너무 기쁘다. K3팀이긴 하지만 역사의 현장에 주인공이 되고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기적 같고 믿겨지지 않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화성은 FA컵에서 항상 도전자 입장이다. 유병수 역시 2010년 K리그 득점왕(22골) 출신이라고 하나 지금은 화성 소속이다. 그래서 상위 리그 팀과 경기를 할 때면 많은 준비를 해야 했다. 유병수는 경기 후 “혼자서 영상도 많이 보고 수비수들의 특성을 연구했다”고 말할 정도로 경남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유병수의 노력은 곧 승리로 이어졌다. 선제골을 터뜨리며 화성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3개월 간 20경기 넘게 치르며 체력적 문제가 있었지만 FA컵이라는 대회가 화성 선수들을 끊임없이 뛰게 했다. 하부 리그 특성상 그들의 능력을 보여줄 곳은 FA컵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간절함이 이변의 원동력이 됐다.

화성은 K3팀 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하며 역사를 썼다. 하지만 유병수는 더 높이 올라가고 싶어 한다. 이번 여름 기회가 되면 상위 리그로 팀을 옮기고 싶었던 그였다. 하지만 화성이 4강에 오르면서 목표가 생겼다. 왕년에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활약했던 유병수는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화성과 함께 또 다른 역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 다음은 유병수와 일문 일답

- 선제골 장면이 인상 깊었다.
“경남은 K리그1 팀이다. 준비를 많이 했다. 혼자서 영상도 많이 보고 수비수들의 특성을 연구했다. 마침 원하던 장면이 나와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경남 선수들이 슈팅 타이밍에 태클을 많이 하더라. 그래서 그 부분을 이용했다.”

- FA컵 5경기 연속 골이다. 상위 팀들과 하면 끓어 오르는 게 있는 것 같다.
“당연히 있다. 내가 예전에 프로 선수였지만 지금은 K3팀에서 뛰고 있다. 옛날의 기억은 다 잊었다. 지금은 항상 도전자 입장이다. 상위 팀들과 하다 보면 의욕이 높아지고 자신감도 더 많이 생겼다.”

- 오늘 경기는 K3팀 답지 않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과거엔 군 복무 때문에 경기력이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역 이후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K리그 팀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화성에 프로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선, 후배들이 많이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 돌풍을 넘어 우승까지 가능할까? 내부에서 보는 돌풍의 원동력은?
“우리는 간절함이라는 것이 있다. 경남전 같은 경우엔 운도 많이 따라줬다. 어린 선수들, 고참 선수들 할 것 없이 모두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그게 원동력 아닐까.”

- 부침이 좀 많았다. FA컵을 치르면서 팬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그래서 더 준비를 많이 했다. 리그도 중요하지만 FA컵도 중요하다. 도민체전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3개월 동안 20경기를 넘게 치렀다. 선수단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중간에 힘들었지만 FA컵이라는 대회가 버티는 힘이 됐다.”

- 더 높은 무대에 대한 갈망이 있을 것 같은데.
“당연하다. 솔직히 이번 여름에 기회가 되면 상위 리그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화성이 4강에 진출하면서 그냥 있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일단 4강전을 잘 준비하겠다. 우리가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FA컵 뿐이다. 이미 역사를 썼지만 또 다른 역사를 한 번 더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지켜보는 팬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은?
“올해 준비 정말 많이 했다. 4강에 그치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서 더 높은 곳으로 가겠다. 과거에 비해 나이는 들었지만 옛날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사진=스포탈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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