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프로답지 못했던 수원, 이임생호의 한계
입력 : 2019.07.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수원 삼성(박찬형 대표이사)은 FA컵 4강 진출에도 웃을 수 없었다. 이임생호의 한계가 드러난 경기였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8강에서 경주한수원과 연장전까지 접전 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수원은 타가트, 바그닝요, 염기훈, 홍철 등 베스트11을 총출동 시켰음에도 3부리그 급인 경주를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타가트의 선제골에도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고, 연장전에서 선제 실점을 내주며 탈락 위기도 맞았다.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진출한 게 민망한 수준이다.

홍철은 "어디가 프로고 어디가 아마추어인지 모르겠다는 것을 느꼈는데 선수들이 반성해야 할 것 같다"라고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그러나 지금 수원의 문제는 이임생 감독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3부리그를 상대로 주전급 선수를 모두 기용했는데, 졸전 끝에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지도력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임생 감독에 대한 의심은 부임 초부터 재기됐던 부분이다. 단순히 경험의 문제가 아니었다. '노빠구 축구'라른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단 2경기 만에 전술적 한계에 부딪혔다. 동계 전지훈련 동안 내내 준비했던 축구, 그 축구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시킨 젊은 수비라인은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곧 전지훈련이 실패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즌 초부터 선수단 내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에게 주전 자리를 뺏긴 선수들의 불만이 알게 모르게 터져 나왔다. 시즌 초부터 다른 팀을 알아보는 선수들도 한 둘이 아니었다. 이들이 다시 주전으로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다시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훈련을 거듭하면서 이임생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심은 계속됐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대한 의심은 현재진행형이다.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는 것은 데얀과 불화에서 이미 드러난 부분이다. 데얀은 지난 5월 FC서울과 슈퍼매치 후 믹스드존에서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임생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데얀의 사과로 사건은 일단락 됐다고 했지만, 둘 사이의 어색한 기류는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수원의 올 여름 이적시장은 암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트레이드 협상만 진행 중이다. 이임생 감독은 "구단의 답을 기다린다"고 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이 감독이 과연 구단에 적극적으로 선수 보강을 요청했는지 의문이다"는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거 서정원 감독이 "내가 책임지겠다"며 구단과 싸우던 모습과 상반된다는 의견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에 이임생 감독의 선임을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수원을 둘러싼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이임생호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뒷짐 지고 방관 중인 모기업이 지금 수원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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