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선제골' 김신욱 빛날수록 짙어질 전북의 아쉬움
입력 : 2019.07.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정현준 기자= 전북 현대가 공격수 김신욱의 활약에 마냥 웃을 수 없다. 결별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칠수록 고민도 깊어진다.

전북은 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9라운드에서 1골을 터트린 김신욱의 활약에 힘입어 성남FC를 3-1로 꺾었다.

이날 리그 3위(승점 38점)에서 출발한 전북은 승점 3점을 통해 선두 등극을 노렸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지난 5월 강력한 수비로 전북을 무득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던 성남과 재회했다. 전북은 최근 공식전 4경기 무승(4무)을 끊고, 선두 도약을 위해 성남전 승리가 필요했다.

전북은 김신욱을 필두로 로페즈, 문선민, 임선영 등 공격적인 자원들을 대거 투입해 성남 공략에 나섰다. 전북이 꺼낸 카드는 경기 초반 잘 먹혔다. 문선민과 로페즈가 좌우에서 휘젓고, 김신욱이 최전방에서 성남 스리백과 치열하게 경합했다. 이에 성남 수비는 자연스레 틈이 벌어졌고, 여러 차례 공격을 허용하며 흐트러졌다.

전반 16분 전북의 공격이 통했다. 시작은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왼쪽 측면에서 이주용이 올려준 크로스를 차분하게 받아 넣어 선제골을 작렬했다. 득점포를 터트린 김신욱은 하늘을 양 손으로 가리키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고, 홈 팬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전북은 김신욱의 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전반 23분 에델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에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전북은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었고, 김신욱을 중심으로 공세를 펼쳤다. 결국 전반 34분 전북이 한 골을 더 터트렸다. 이번에도 김신욱의 순간적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로페즈가 볼을 잡고 페널티 박스 정면으로 돌파하는 사이, 김신욱은 순간적으로 성남 수비 2명의 시선을 끌었다. 성남 수비가 김신욱을 집중 견제한 탓에 문선민, 손준호에 대한 마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손준호가 곧장 슈팅을 가져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김신욱의 움직임은 날카로웠다. 후반 24분 손준호의 날카로운 패스를 머리로 연결해 로페즈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었지만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후반 31분에는 집중력을 발휘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날 김신욱은 79분을 소화하며 전북의 무승 행진을 끊고, 1위로 등극하는데 기여했다.

김신욱이 빛나서 전북에 더 그리움이 커질 법한 경기였다. 김신욱은 최근 들어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 이적설이 제기된다. 이적료 600만 달러(약 70억 원), 연봉 50억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제안 받으며 고심에 빠져있다. 경기 전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선수의 결정을 존중하겠다. 김신욱의 선택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것이다"라며 이적설에 답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어느 감독도 김신욱 같은 선수를 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팀 득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가 떠나는 건 굉장히 아쉬운 일이다"라며 김신욱의 공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신욱의 존재감은 성남전에서도 두드러졌다. 이번 시즌 9골을 작렬한 김신욱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성남을 괴롭혔고, 공격을 펼칠 때마다 적극 관여하며 구심점으로 활약했다. 문선민, 로페즈의 활약도 빛났지만, 김신욱이 성남을 효과적으로 흔들지 못했다면 경기는 어려운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전북은 김신욱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작별에 한 걸음 다가선 만큼, 앞으로 김신욱 없는 공격진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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