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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조소현,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 무기력했고 못했다”

기사입력 : 2019.07.09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서초] 김성진 기자= “실수하고 멘탈이 흔들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네요.” 하나씩 한 달 전의 기억을 꺼낸 조소현(31,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모습에서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3경기 1득점 8실점. 또 다시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여자축구의 성적표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끈 여자대표팀은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16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삼았다. 4년 전인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16강에 올랐기에 그 이상을 목표로 삼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결과는 승점 1점도 따지 못한 채 조별리그 3패로 끝났다.

대회를 앞두고 악재가 있었다. 주전 골키퍼로 여겼던 윤영글에 이어 베테랑 김정미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당초 No.3 골키퍼였다가 No.1 골키퍼로 입지가 바뀐 강가애는 본선 무대에 함께했지만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골키퍼의 약점은 컸지만 필드 플레이어의 구성은 4년 전과 비교해서 약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주장 조소현을 비롯해서 많은 선수들이 다양한 국제대회로 경험을 쌓았다. 4년 전 2명이었던 해외파도 3명으로 1명 늘었다. 12명의 선수들은 4년 전에 월드컵 경험도 했다.

하지만 여자대표팀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3전 전패로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 최강 수준인 프랑스에 0-4 대패를 했지만 1승 상대로 여겼던 나이지리아에도 0-2로 패했고, 또 다른 승점 상대였던 노르웨이에도 1-2로 석패했다. 물론 3경기를 치르면서 여자대표팀 특유의 조직적인 플레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여자대표팀의 도전은 단 10일 만에 끝났다. 여자월드컵 출전권을 따기 위해 2년의 시간 동안 노력을 기울인 것을 떠올린다면 허무하게 막을 내린 도전이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단 하나였다. 조소현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고.

소속팀 복귀를 앞두고 있는 조소현을 서울 시내에 만났다. 그와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첫 번째는 조소현이 복기한 여자월드컵이다.



- 여자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느낌은?
다시 생각해도 아쉬웠던 대회였다. 욕심이 많이 난 대회였는데 조별리그 3패를 하고 돌아오니까 무기력했다. 머리는 계속 프랑스에 있는데 한국에 돌아온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빨리 잊을까 생각했고 사람을 많이 만났다. 지금은 조금 나아진 느낌이다.

- 조별리그 3패로 끝난 이유를 찾는다면? 계속 거론됐던 수비가 문제였나?
첫 경기 상대였던 프랑스는 우리와 할 때 100%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프랑스가 이후 경기에서는 우리와 할 때만큼의 경기는 하지 못했다. 프랑스의 그런 모습을 보니까 우리가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비 문제라고 말은 하지만 수비 4명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공격력은 좋았다. 냉정히 볼 때 다 같이 수비할 때의 위치 선정이나 어떻게 방어할 지에 대해서 선수들이 모두 인지하지 못했기에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 조별리그 3패를 할 것이라 전혀 예상 못했을 텐데?
(대회 시작 전에는) 이긴다는 생각을 했고 전술적으로도 자신 있었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와 너무 아쉬웠다.



- 나이지리아는 1승 상대였지만 결과는 0-2 패배였다. 전략이 실패인가? 아니면 상대를 완벽히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었나?
전술적으로 준비가 잘 되었지만 경기하고 운동을 하니 불안한 부분이 나왔다. 프랑스전 이후 무기력한 모습이 나왔고 선수들이 충격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았나 걱정했다. 나이지리아전은 우리가 무기력했다. 우리가 나이지리아전을 다시 생각하고 경기를 보면 상대가 잘한 것보다 우리가 못했다. 골대 앞에서의 세밀함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나이지리아전이 너무 안타깝다.

- 프랑스는 객관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나이지리아, 노르웨이와는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FIFA 랭킹도 한국이 위였다. 그럼에도 정반대의 결과였다. 우물안의 개구리였을까?
우물 안 개구리, 그 말이 맞다. 주위에서는 잘 할 것이라 했는데 난 솔직히 불안했다. 준비하면서 완벽하길 바랐는데 우리가 가진 단점을 노출하는 것이 많았다.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너무 아니까 숨기려 했다. 그러나 단점이 많았다. 그리고 월드컵 같은 대회에서는 모든 팀이 전력을 다해서 경기한다. FIFA 랭킹이 중요하지 않다.



- 프랑스전 0-4 패배 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흔들렸다는 말을 들었는데?
선수들이 경기 끝나기 전에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 압박을 받으면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우리 선수들 대부분이 국내리그에서 뛰고 있어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많이 됐다. 그렇다 보니 조심스러운 경기를 많이 했다. 공격진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갈 수 있는 것을 백패스하고 우리 스스로 실수한 것이 많았다. 선수들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경기 중에도 선수들 모아서 흔들리지 말고 우리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부담이 많이 됐다.

- 선수들을 이끄는 주장이라 내색을 하면 안 됐을 것이다. 그 당시 본인도 힘든 상황이었을 텐데?
그래서 나도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중국에 0-2로 진 적이 있다. 그때 우리끼리 실수하면서 무너졌다. 내 실수 때문에 실점하기도 했다. 그 경기 끝난 뒤 모두 무너져도 나는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는 내색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 골키퍼 공백의 아쉬움도 컸다. 김민정이 열심히 했지만, 그 점도 주전 골키퍼들의 부상 공백도 작용했다고 보는가?
민정이는 A매치 경험도 없고 막내인데도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큰 대회고 여러 상황이 있으니 적절하게 대처하려면 경험 있는 선수가 있는 것이 유리했을 것이다.

- 어느 감독이라도 월드컵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 3명이 모두 빠지면 힘들 것이다.
그렇다. 나도 진짜 당황했다.

- 운을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그런 것 보면 운이 좀 안 따라준 것 같다. 안 풀리는 것 같았다.
안 풀리는 것도 진짜 많고 안 맞는 것도 많았다. 또한 선수도 많이 없다. 1~2명이 빠져도 흔들리는데 3~4명이 빠지면 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인프라가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사진=김형준 PD,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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