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공중볼 고집→타가트 고전’ 수원, 4연승 실패한 치명적 실수
입력 : 2019.07.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정현준 기자= 수원 삼성이 수적 열세에 공중볼을 고집했고, 그 결과는 주포 아담 타가트의 고전이었다. 수원의 전술 미스가 패배와 함께 4연승 실패로 이어졌다.

수원은 21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22라운드에서 후반 28분 타가트의 골이 터졌지만 임채민, 공민현에게 골을 내줘 성남FC에 1-2로 패했다.

이번 시즌 수원 공격의 핵심은 단연 타가트다.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앞세워 만점 활약을 이어간다. 최근 수원이 거둔 3연승에서도 타가트의 역할이 컸다.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 인천 유나이티드, 상주 상무를 격파하는 과정에서 4골을 쏟아내며 물오른 기량을 자랑했다.

부진에 시달리던 수원은 타가트의 활약으로 많은 승점을 확보했고, 순위도 6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성남과 홈경기만 이기면 상위권과 격차를 좁히는 데다, 리그 4연승까지 거머쥐는 상황. 수원은 지난 2018년 4월 11일 강원FC전부터 상주, 인천, 경남FC를 꺾은 뒤 453일 만에 리그 4연승을 달성할 기회를 잡았다.

경기 전 인터뷰에 나선 수원 이임생 감독은 “원터치 패스를 주로 했는데, 미팅을 통해 왜 그러는지 대화했다. 호주 감독이 요구해왔던 스타일이라 답했고, 나는 (상황에 따라) 원터치, 볼을 잡는 플레이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점이 좋아졌다. 상대 골키퍼 보고 슈팅하는 능력, 볼을 잡는 위치 선정도 향상됐다”라며 시즌 초보다 많은 발전을 일궜다고 칭찬했다.

성남 남기일 감독도 타가트의 물오른 득점력에 경각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타가트, 한의권의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라며 타가트 봉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양 팀 사령탑은 타가트를 앞세워 수비를 뚫느냐, 막느냐를 승부처로 꼽았다.

예상대로 수원은 타가트를 활용하는 공격에 집중했다. 성남의 강한 압박에 짧은 패스 전개가 어려워지자 타가트를 겨냥한 롱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성남 스리백의 견제가 강력했고, 타가트도 스피드를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 힘을 쓰지 못했다. 전반 21분 직접 슈팅을 가져갔으나 성남 수비수 임채민의 몸에 막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까지 터졌다. 수원은 경기 시작 24분 만에 민상기가 퇴장을 당했다. 자연스레 타가트가 공격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중원까지 내려와 볼 전개에 가담하는 장면도 많아졌다. 전반 36분 과감한 드리블로 프리킥을 유도하며 분투했지만 정작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타가트는 최전방, 2선을 오가며 분투했으나 마음 놓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 19분에는 개인기로 수비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성남의 수비에 막혔다. 하지만 타가트는 타가트였다.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 후반 28분 바그닝요가 살린 볼을 한의권이 잡은 뒤 타가트에게 패스했다. 타가트는 차분하게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타가트가 득점포를 터트린 뒤 후반 막판 공민현에게 실점해 눈물을 흘렸다.

수적 열세에 따른 영향이 컸지만, 타가트가 고전한 영향이 컸다. 이날 수원은 성남의 후방을 겨냥한 패스를 자주 시도했는데, 정작 볼은 타가트의 머리로 향했다. 공중볼보다 뒷공간 침투에서 뛰어나지만, 타가트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타가트는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고도 제대로 된 슈팅을 시도하기 어려웠고, 뒤늦게 득점포를 터트렸지만 추가 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수원의 아쉬운 선택이 좌초한 뼈아픈 결과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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