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보다 부상자 복귀'' 승리로 증명된 남기일의 이유 있는 기다림
입력 : 2019.07.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건 좋다. 그보다 부상 선수들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베스트 멤버를 구성하고 싶다."

성남FC 남기일 감독은 지난 14일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에서 0-1로 패한 뒤 전력 보강을 겨냥한 질문에 명확히 답했다. 선수 영입도 필요하지만, 부상자들이 돌아와 팀에 힘을 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 구성에 어려움을 밝힌 남기일 감독의 표정은 주축 선수들의 가세를 바라는 마음이 선명히 드러났다.

부상자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남기일 감독의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성남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K리그1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정예 전력을 가동했다. 발바닥 통증에 신음하던 임채민은 지난달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이후 한 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제주, 상주 상무를 상대로 연속골을 터트렸던 김현성도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주장 서보민도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입은 부상을 털고 2경기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전에는 기대보다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성남은 부상자들이 막 가세했지만 최근 3연패로 기세가 꺾였던 상황. 반면 수원은 제주, 인천, 상주를 연파하면서 자신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중원의 구심점 사리치의 이적은 아쉽지만, 주전 공격수 타가트가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했다. 성남은 전력, 분위기 등 여러 방면에서 열세가 점쳐졌고,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뚜껑을 여니 경기 양상은 예측을 벗어났다. 성남은 전반부터 활발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차지했다. 위협 요소로 꼽힌 타가트는 부상을 무릅쓴 임채민의 활약에 철저히 가려졌다. 임채민은 강력한 몸싸움과 공중볼 경합으로 수비를 지켰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득점포도 화끈하게 작렬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강력한 헤딩골을 터트려 팽팽한 균형을 순식간에 깨트렸다.

임채민이 후방에서 빛났다면 김현성은 전방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김현성은 에델, 공민현에게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직접 슈팅을 때리며 골문을 두들겼다. 후반 37분에는 몸을 던지는 헤딩을 시도해 수원을 거세게 위협했다. 왼쪽 윙백으로 출격한 서보민의 경기력도 날카로웠다. 공격적인 오버래핑과 정확한 킥을 앞세워 영향력을 발휘했고, 전반 추가시간 임채민의 선제골을 도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마침표는 2년 차 공격수 최병찬이 찍었다. 최병찬은 지난 시즌 5골을 터트려 성남의 K리그1 승격에 공헌했다. 이번 시즌 부상 여파에 발목이 잡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39분 고명석을 드리블로 따돌리고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공민현이 골로 연결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남기일 감독의 기다림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전력, 갈수록 치열해지는 순위 경쟁에서도 선수단을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당장은 힘들지만, 부상자들이 돌아와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팀도 반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부상자들은 수원에 맞서 혼신의 힘을 쏟았고, 4경기 만에 승리를 안기며 남기일 감독의 기대를 부응했다.

성남은 이번 시즌 부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도 끈끈한 조직력, 탄탄한 수비를 무기로 쉽게 꺾기 어려운 팀이라는 인식을 구축했다. 남기일 감독은 수원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휴식기 동안 부상 선수 회복에 초점을 맞추겠다. 부상당하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상자 복귀에 힘을 쏟아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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