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유벤투스, 상처만 남긴 10시간...다시는 못 만날 악연
입력 : 2019.07.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 홍의택 기자= 예기치 못한 상황에 모두가 당황했다. 세징야 포함 몇몇 외에는 대부분 크게 실망했을 하루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유벤투스는 23년 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12년 만의 방한으로 팬들 기대는 절정에 달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탐하는 팀과 발롱도르 5회 수상의 선수가 동반 등장한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상상만으로 끝날 줄이야. 설마 했던 일이 도미노 쓰러지듯 몰려왔다. 애초에 입국부터 늦었다. 태풍으로 비행이 2시간 지연된 탓이다. 여기까지는 손 쓸 수 없는 자연현상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불성실했던 팬 사인회 태도에 1시간이나 늦어진 킥오프 등. 최소 45분은 뛰기로 계약했다던 호날두는 벤치에만 머물며 '최악의 방한'을 완성했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유유히 떠났고, 본격적으로 책임론이 대두했다. 이번 행사를 위임한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식은땀 흘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다만 취재진에 둘러싸여서도 무언가 뾰족한 답을 주기란 어려웠다. "주최 측 더페스타에서 곧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말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더페스타가 정식 회견 대신 보도자료 배포를 택했다는 데 사실상 소통 포기였다. 제대로 된 해명조차 듣기 어려워 보였다.




호날두 출전 시간에 촉각을 곤두세운 건 9년 전 일 때문이다. 2010년 방한했던 FC바르셀로나 역시 K리그 선발팀과 겨뤘다.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던 리오넬 메시는 당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거액을 들였던 팬들로선 아쉬울 수밖에. 지금껏 호평받으며 회자된 행사는 아니었을지라도, 15분간 뛰며 2골을 몰아친 메시의 퍼포먼스가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이보다 아쉬움이 짙을 줄은 쉬이 예상하지 못했다. 최근까지도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등을 통해 꽤 열심히 뛰었던 호날두다. 그랬던 선수가 전광판 안에 갇혀 나올 줄을 몰랐다. TV 밖 또 다른 모습을 보고자 직접 관전한 팬들은 방송 중계보다 못한 환경으로 호날두를 접하는 데 그쳤다. 덥고 습한 날씨에 종료 휘슬이 울리기 한참 전부터 경기장을 떠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유벤투스가 한국에 머문 시간은 10시간 남짓이다. 26일 오후 3시 직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들은 익일 새벽 1시경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호날두가 빡빡한 일정에 날이 섰다는 말도 나왔다. 이를 진행한 주최 측 책임 또한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정도 파장이라면 재회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향후 빅클럽 초청에도 영향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형준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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