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뿔난 김도훈-최용수, “팀 위에 군림- 팬 기만 호날두, 실망”
입력 : 2019.07.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수장들이 단단히 뿔났다. K리그와 한국 축구를 무시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때문이다.

팀K리그와 유벤투스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올스타전을 가졌다.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의 내한으로 관심을 모았고, 6만 5천여 좌석을 일찌감치 매진됐다. 그러나 의무 출전 계약을 맺었던 호날두는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애초 나설 생각이 없었는지 몸도 안 풀었고, 벤치에서 물만 마시다가 돌아갔다. 믹스트존에서 잔뜩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명백한 계약 위반이다. 팬들의 기대는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

당시 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이 팀K리그를 이끌었고, 울산 현대 김도훈,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코치로 모라이스 감독을 보좌했다. 현장에 있었던 두 감독은 호날두 결장에 놀라움과 실망을 금할 수밖에 없었다.

울산과 서울은 30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23라운드를 가진다. 2, 3위에 올라 있는 두 팀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마주한 최용수 감독이 호날두 논란에 입을 열었다.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며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의 지도 철학에 영감을 많이 받았다. 이제 내 머릿속에 호날두와 유벤투스라는 팀은 없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명문팀 안에 스타 선수가 있지만, 조직이 움직이기 위해 내부 질서가 형성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과거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일원으로 왔을 당시를 떠올렸다. 최용수 감독은 “아무리 스타라고 하나 팬들을 기만했다. 10년 전에 왔던 호날두를 생각해보라. 서비스, 실력 모든 걸 다 보여줬다. 물론 개인 사정이 있겠지만, 프로스포츠에서 팬들이 존재하지 않는 한 의미 없다. K리그 암흑기를 극복하고 이번 시즌 팬들도 많아졌다. 연착할 기회다. K리그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모든 종사자들이 알아야 한다. 성숙된 스타의 면모 보여줬으면 했다. 스타는 팬 위에 군림할 수 없다. 실망스러웠다. 비겁했다. 상당히 불쾌했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도훈 감독 역시 “나뿐만 아니라 팬들도 호날두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걸 보고 싶어 하셨을 것이다. 왜 안 뛰었는지 확실히 모르겠다. 그러나 팬 입장에서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K리그 올스타 선수들도 기대했을 텐데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김형준PD,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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