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ZOOM-IN] '호날두의 난' 7일 후…상암에 필요한 건 역시 K리그
입력 : 2019.08.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 조용운 기자= 이제는 K리그다. '호날두 사태' 이후 일주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K리그로 불타는 금요일을 즐겼다.

꼬박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명이 넘는 축구팬으로 가득찼다. 경기장을 채운 힘은 12년 만의 방한으로 화제를 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였다. 스타플레이어로 가득한 유벤투스라지만 호날두에 비할 바 아니었다.

호날두의 티켓 파워는 상당했다. 호날두가 '최소 45분은 출전한다'는 거짓이 사실처럼 알려진 순간 6만5천석의 좌석은 2시간 반 만에 매진됐다. 호날두를 보려는 팬들의 발걸음은 비가 내려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축구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었다.

호날두와 함께 팀 K리그의 축제가 펼쳐질 것이라던 예상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유벤투스가 킥오프 시간을 훌쩍 넘겨 경기장에 도착했다. 팬들은 한 시간 가량 방치됐다. 경기가 시작하고 진짜 문제가 터졌다. 호날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90분 내내 벤치에 앉아있었다. 호날두 이름을 연호하던 목소리는 야유로 바뀌었고 급기야 라이벌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이름까지 터져나왔다.

호날두의 노쇼로 폭발한 축구팬들의 분노는 아직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호날두가 침묵하고 유벤투스가 적반하장의 해명을 하면서 이제야 돈만 바라본 해외클럽의 투어에 실망하고 주객이 전도되는 K리그의 잔치를 후회하고 있다.

그래도 호날두가 도망치듯 떠나면서 남긴 효과가 있다. 팬들이 우리의 축구로 눈을 돌렸다. 유벤투스를 맞아 리드하며 팽팽하게 싸웠던 팀 K리그의 진면목이 K리그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호날두로 울분이 쌓였던 현장은 일주일 후 K리그 열기로 뜨거워졌다.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24라운드를 찾은 팬들은 1만6777명이었다.

서울의 이번 시즌 평균 관중수(1만8223명)에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충분히 흥행한 수치다. 평일, 그것도 약속이 주를 이루는 금요일 저녁이었고 한낮부터 푹푹 찐 더위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서울이었다. 저녁 시간대도 체감 기온이 32도에 달할 만큼 후덥지근한 하루였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생각 이상이었다. 많은 팬에 선수들도 경기 막바지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로 보답했다.

충분히 K리그도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 유벤투스전에 팀 K리그 코치로 참여한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좋은 상품이면 팔린다. 시간가는 줄 모르는 상품을 내놓으면 된다"며 "서울도 수원 삼성전, 전북 현대전에 4만명 가까이 모은다.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희망가를 불렀다. 이날 관중수가 K리그가 팬들이 찾는 컨텐츠로 발전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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