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같은 포지션 변경? 최용수 실험정신에만 기대는 서울
입력 : 2019.08.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난 실험정신이 뛰어나다.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다."

FC서울은 올 여름을 조용히 보냈다. 군팀인 상주 상무를 제외하면 K리그1에서 서울만 영입이 없었다. 이적 시장이 열린 기간 선두 경쟁을 하던 팀과 맞대결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던 서울이라 소리소문 없이 지난간 이번 여름에 의문을 남긴다.

서울의 전반기는 기대이상이었다. 지난해 겪은 강등 위험을 잊게 만든 선전의 배경은 최용수 감독이 늘 입에 올리는 '미생'들에게 있다. 예전 같으면 10대, 20대 초반의 선수를 선발로 기용할 생각이 없던 최 감독이다. 올해는 다르다. 윤종규가 주전 수비수로 뛰고 조영욱과 김주성도 서서히 출전 빈도를 늘려가고 있다. 수비수였던 박동진을 공격수로 바꾼 임기응변도 성공적이다.

여기에 투자의 성과도 맛봤다. 킬러 역할을 바라며 영입한 페시치가 K리그에 적응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9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서울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알리바예프의 모습까지 서울팬들은 모처럼 영입의 즐거움을 느꼈다.

전반기 페이스를 후반기까지 끌고가야 할 서울의 숙제는 중간 보강이었다. 수비진서 터진 부상의 걸림돌을 해결해야 했다. 시즌 중반 이웅희와 김원균이 부상으로 빠지는 경기가 잦아지면서 견고하던 스리백이 허물어졌다. 매 경기 이어진 실점 원인으로 최 감독은 수비진의 체력 저하에 따른 집중력 부족을 꼽는다. 가용인원이 없어 발생한 문제다. 현재 서울이 24경기 30실점으로 상위 스플릿에 속한 것치고 많은 실점을 하는 이유다.

최 감독은 여름 보강 카드로 수비수를 원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수비수만큼은 데려왔어야 할 서울이다. 공격이야 훈련장에 복귀한 페시치가 이달 말 돌아오면 걱정할 것이 없고 미드필드도 군 복무를 마친 주세종과 이명주의 복귀로 올 시즌은 해결 가능하다. 수비는 마땅한 보강 루트가 없어 고민이다.

지난 2일 이적 시장이 닫히고 열린 대구FC전은 서울이 버틸 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정현철을 스리백으로 내렸다. 전반기 박동진이 포지션 변경의 수혜를 입었다면 후반기 핵심은 정현철이 될 수 있다.



최 감독은 정현철을 센터백으로 내리면서 공격으로 향하는 빌드업의 정확도를 높이고 신장의 활용을 수비적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수비와 중원을 오가던 오스마르의 자리도 미드필드로 고정한다. 중원서 100% 기량을 발휘하라는 의미다.

최 감독도 자신의 선택에 "실험정신이 뛰어난 지도자"라고 웃어보였다. 다행히 정현철이 준수한 활약으로 최 감독의 걱정을 덜었다. 정현철에 대해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 뛴 자리고 한 번의 실수로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는데 차분하게 동료까지 리딩해줬다. 새로운 도박을 했는데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결국 한정된 자원에서 새로운 자리를 만드는 최 감독의 실험정신에 올해를 기댈 수밖에 없는 서울의 행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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