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비축했다 한 방’ 성남, 한여름 3연승 비결
입력 : 2019.08.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 채태근 기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공격’을 감행한 성남FC의 3연승이다.

성남은 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4라운드에서 인천에 1-0 승리를 따냈다. 후반 15분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에서 반대편 골문 구석을 향해 그림 같이 꽂힌 서보민의 왼발 슛이 팽팽했던 승부를 갈랐다.

‘현실주의자’ 남기일 성남 감독의 지략이 적중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남 감독은 서보민의 골에 대해 “(전반전에) 오른쪽으로 많이 공격하면서 왼쪽에 힘을 비축했다”고 비대칭적으로 측면을 활용했다는 점을 밝히면서 “후반전에 왼쪽으로 공격을 하려 했고 서보민에게 좋은 찬스가 왔다. 주장답게 잘 결정해준 것 같다”며 의도한대로 득점이 터졌다고 말했다.

홈에서 승리를 거두면 최하위를 탈출할 수 있는 인천은 볼을 점유하며 화끈한 공격을 감행했다. 20개에 달하는 슈팅을 통해 두 차례 골대를 때리는 등 인천의 파상공세를 끝내 버텼고, 역습 상황에서 상대의 단 한 순간 방심을 틈타 득점했다.

성남은 지난 23라운드 상주전에서도 팽팽하게 ‘0’의 행진을 하다 후반 44분 박원재의 결승골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서보민과 박원재 모두 윙백으로서 과감히 오버래핑 후 송곳처럼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3-5-2 포메이션을 쓰는 성남에서 윙백은 측면의 전방과 후방을 쉴 틈 없이 뛰어야 하는 포지션이다. 무더운 여름밤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면 버티기 힘들지만, 반대로 상대팀 미드필더나 윙어가 수비가담이 철저하지 않으면 후위에서 찌르는 창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위치다. 실제로 이날 서보민과 상주전의 박원재는 눈 깜짝할 새 공격에 가담해 프리 상태에서 슈팅을 마무리했다.

3연승이 더 기쁜 건 상대가 상위스플릿과 강등 여부를 다투게 될 ‘승점 6점’ 승부였다는데 있다. 3연승을 달리며 어느덧 8위 성남(승점30, 21골)은 7위 상주(승점32, 26골), 6위 수원(승점32, 32골)은 물론, 5위 대구(승점33, 28골)까지 사정권에 두게 됐다.

인터뷰 중에 남기일 감독은 “2부에서 올라와서 1부에 적응하는 중”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하며 철저히 승리라는 결과를 얻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한된 예산에,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90분을 내내 주도할 순 없다. 하지만 찜통더위 속 ‘어떻게 힘을 뺐다 언제 어디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성남의 실리적인 전략은 정확히 들어맞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성남은 10일 경남, 17일 서울, 24일 전북, 31일 포항을 연달아 만난다. 90분을 밀어붙이기 보다 90분 후에 남을 결과가 중요한 일정이다. 웅크렸던 성남이 어떻게 반격해 원하는 것을 얻는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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