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 일축’ 권아솔, 다시 케이지에 오르는 이유
입력 : 2019.08.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역삼] 허윤수 기자= ROAD FC 전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3)이 은퇴설을 일축하고 다시 케이지에 오른다.

ROAD FC 김대환 대표는 8일 역삼 아르누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권아솔의 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오는 11월 경기를 갖는 권아솔의 상대는 샤밀 자브로프가 유력하다. 샤밀은 지난 100만 토너먼트 결승전 문턱에서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아쉽게 무릎을 꿇었었다.

권아솔은 100만 불 토너먼트 패배 이후 은퇴설에 휩싸였다. 공식 은퇴 선언은 없었지만 지난 6월 정문홍 전 대표가 유튜브 채널 ‘킴앤정TV’를 통해 "권아솔이 은퇴 의사를 밝혔다. 기독교 신자인 권아솔은 예전부터 부인과 함께 10년 정도의 브라질 선교 활동을 계획하고 있었다. 시기의 문제지 선교 활동 계획은 분명히 있다"라며 권아솔의 은퇴를 암시했다.

하지만 권아솔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경기 후 은퇴까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계획했던 선교 활동을 잠시 미뤘다. 지금 은퇴한다면 도망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케이지 복귀 소식을 전했다.

이어 “내가 잠시 격투기 무대를 비운 사이 너무 조용해진 거 같았다. 한국 격투기가 금방 망할 거 같았다”라며 복귀 배경을 밝혔다.

권아솔은 웃으며 복귀 배경을 밝혔지만 한국 격투기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권아솔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상대를 향한 날 선 도발과 기이한 행동들로 팬만큼이나 안티팬 또한 많다. 하지만 독보적인 그의 캐릭터는 한국 격투기를 향한 관심거리가 됐다.

지난 5월 권아솔의 가장 최근 경기였던 ROAD FC 053 제주 100만 불 토너먼트 최종전은 그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던 자리였다. 당시 대회가 열린 제주 한라체육관은 초등학생들부터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찾아 빈자리가 거의 안 보일 정도로 붐볐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100만 불 토너먼트가 올랐고 인터넷 중계방송의 경우 권아솔의 순서가 다가오자 접속자가 폭주하며 서버가 멈추기도 했다.

물론 모두가 권아솔의 팬은 아니다. 날 선 도발을 서슴지 않던 권아솔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혹은 그의 패배를 바라는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권아솔은 자신의 행동이 한국 격투기에 대한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면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이다. 권아솔은 “공백기 동안 조용했던 ROAD FC 무대를 다시 시끄럽고 재밌게 만들겠다. 요즘 나라 경기도 안 좋은데 팬들께서 욕할 대상이 되겠다. 마음을 가다듬고 욕먹을 각오로 돌아왔다”라며 다시 한번 이슈 메이커가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권아솔은 “계획을 미루며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생겼다. 만약 일찍 만수르를 잡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남은 시간을 한국 격투기를 위해 다른 매치들을 소화하면서 더 뛸 수 있다”라며 이번 복귀가 단순히 개인적인 리벤지가 아닌 한국 격투기를 향한 애정이 숨어있음을 밝혔다.

이제 권아솔은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의 한 명으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권아솔의 다짐처럼 한국 격투기가 부흥하기 위해선 지금껏 보여줬던 행동과 도발로는 부족하다. 이미 권아솔의 모습을 지켜봤던 팬들은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 물론 그 자극적인 것은 권아솔의 경기력이다.

권아솔의 바람처럼 그의 복귀가 한국 격투기 무대를 시끄럽고 재밌게 만들어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영상=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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