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집으로 돌아온 이정협, “부산의 승격 이끌겠다”
입력 : 2019.08.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곽힘찬 기자= 이런 말이 있다. ‘집보다 편한 곳은 없다.’

이정협은 2019시즌 친정팀 부산아이파크로 돌아왔다. 부산 유스(동래고)를 거쳐 2013년 프로에 입단한 이정협은 부산 유니폼을 입고 2015년까지 뛰었다. 이후 2016년 울산 현대 임대, 2018년 일본 J-리그 쇼난 벨마레 임대를 떠났다.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특히 일본에선 23경기에 출전해 겨우 두 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발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부진을 거듭했다. 그렇게 이정협은 자신을 키워준 부산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정협은 “일본에서 힘든 경험을 한 뒤 다시 돌아오니까 마음이 정말 편하더라. 그래도 처음엔 걱정이 많이 됐다. 선수들, 코칭 스태프가 많이 바뀌었다. 올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2019시즌 개막 후 이정협은 리그 1라운드 홈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그리고 허벅지 부상 치료를 위해 한 달 이상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정협은 “나를 포함해 초반에 팀이 주춤했다. 그러다 세 경기 정도 지나고 나니 자리를 잡아갔다. 선수들도 모두 하나가 됐다”고 언급했다.

한 달 넘게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지만 부산은 이정협을 믿었다. 이정협은 그러한 믿음에 부응했다. 이정협의 올 시즌 목표는 15골. 벌써 11골로 K리그2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정협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컨디션부터 끌어 올려 팀에 기여하고, 나아가 큰 목표인 승격을 이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고 유스를 거치며 부산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 이정협. 그에게 부산은 집과 같았다. “어릴 때부터 봐오던 건물, 봐오던 식당 아주머니들, 그런 부분들이 내게 편하고 집처럼 느껴졌다. 아무래도 다른 구단보다 부산이라는 곳이 가장 편한 곳이자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정협은 부산이 키운 유스 1세대다. 그리고 부산 유스가 낳은 ‘첫’ 국가대표 발탁의 기쁨까지 누렸다. 과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선발된 이정협은 ‘슈틸리케의 황태자’라고 주목을 받으며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온갖 어려움을 겪고 프로 입단 후 대표팀까지 선발된 이정협은 부산 유스 후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정협은 “후배들이 나를 롤모델로 삼는다면 되게 감사한 일이다. 국가대표를 다녀왔다고 해서 우쭐하거나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편하게 친구같이 장난도 치고 후배들이 편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세월이 흐를수록 한국 축구의 유스 시스템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1세대인 이정협이 봤을 때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었을까. 이정협은 “프로 선수들과 함께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다. 사실 나는 유스 시절 학교 안에서 합숙한 탓에 선수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지금 유스들을 보면 프로 선수들이 어떻게 운동하는지 보고 동기부여를 받는다. 시스템이 정말 좋다.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동준을 비롯한 여러 ‘후배’ 선수들은 ‘선배’ 이정협을 보고 배우게 된다. 유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유스 1세대’ 이정협이 닦아 놓은 길을 그대로 걷게 된다. 이정협은 후배들을 위해 한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도 유스 시절에 잘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냥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로 와서 좋은 선수들을 만나고 좋은 경험을 통해 국가대표가 됐다. 지금 유스 선수들도 자신이 특출나지 않다고 해서 절대 기죽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믿고 꾸준히 열심히 해 프로에서 만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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