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스대회] BVB U15 감독 ''왜 축구를 하냐고 묻거든, '재미'라고 답해야''
입력 : 2019.08.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서재원 기자= "아이들에게 축구를 왜 시작했냐고 묻는다면, '재미'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마르코 레흐만 감독이 유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한 부분은 '재미'였다.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 20개 유스 팀이 제주 서귀포시에 모였다. 올해로 3회째 개최되는 '2019 제주국제유스대회'가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서귀포 강창학구장을 비롯한 5개 천연잔디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국내 프로 유스팀은 물론이고, 도르트문트, 아우크스부르크(이상 독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카디프 시티(이상 잉글랜드),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팔메이라스(브라질), LA갤럭시(미국)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정상급 클럽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오랜 전통과 체계화된 유스 시스템을 자랑하는 클럽들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유스 지도자들은 11일 오후 서귀포 켄싱턴리조트에서 진행된 조추첨식 및 지도자 컨퍼런스에서 첫 번째 만남을 가졌다. 각 클럽의 유스 시스템과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유스 교육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본격적인 컨퍼런스가 진행되기에 앞서, 도르트문트의 대표로 참가한 U-15팀 레흐만 감독과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취재진의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친절히 응했다.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7년 동안 일하고 있다. U-12팀부터 U-16팀까지 지도해왔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도르트문트의 유스 총괄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 독일 대표로 참가했던 라스 릭켄이다. 레흐만 감독도 그를 '상사'라고 말했다. 레흐만 감독은 "내 상사 중 2002년 월드컵에 뛴 분이 있다. 좋은 기억이라고 했고,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며 "아이들이 유럽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뛰는 것보다 외국에서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대회에 참가한 이유를 밝혔다.

도르트문트는 독일 분데스리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유스 시스템을 자랑한다. 총괄 감독인 릭켄은 물론이고, 마르코 로이스, 마리오 괴체,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등 끊임없이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고 있다. 레흐만 감독은 "독일은 축구 인구 자체가 많고, 축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다"며 "한 때 유스 정책이 안 맞을 때도 있었다. 당시 축구협회에서 분데스리가 1부, 2부 클럽에 유소년 산하 팀을 의무적으로 만들 것을 명령했다. 협회 차원에서 유스 지도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책적인 부분도 잘 만들어져 있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이어 "독일의 유스 시스템은 3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다. 첫 번째는 축구 그 자체다. 두 번째는 축구만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에게 학업을 병행하게 하는 거다. 유스 선수들은 보통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오후 3~4시경에 수업을 마친다. 세 번째는 사회적, 문화적 요소다"라고 독일 유스 시스템의 근본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다면 레흐만 감독이 유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재미'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항상 축구를 왜 시작했냐고 묻는다. 재미있다고 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학교 성적도 중요한 부분이다. 일정 수준의 성적을 요구하는데, 충족이 안 되면 게임을 못 뛰게 하거나, 연습을 못하게 한다. 구단 차원에서 학교와 연결해 과외 선생님까지 붙여주기도 한다"라고 재미와 학교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전술적인 부분보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지도도 중요하다. 어린 나이 때에는 선수 개인 능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기다. 개인의 기본기와 기술력이 팀의 조직과 전술보다 우선적으로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수 개인의 멘탈도 중요하다. 자신의 능력과 그 한계를 깰 수 있는 건 멘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라고 유스 교육에서 강조하는 부분을 순차적으로 나열했다.

레흐만 감독은 "유럽에만 있어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제주가 있는 지도 몰랐다. 한국하면 떠오르는 도시는 서울이었다. 선수들과 함께 문화적인 부분을 배우고 싶다. 현재 아시아 축구는 성장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선수들이 한국과 아시아 축구의 장점을 배워갔으면 한다. 외국 선수들과 개인적인 교류도 필요하다. 정말 먼 거리를 이동해 왔는데, 마지막까지 즐거운 고생이 됐으면 한다"며 어린 선수들이 제주국제유스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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