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기자회견] 최인철 감독 ''사상 첫 올림픽 진출 쾌거 이루겠다''(일문일답)
입력 : 2019.09.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회관] 서재원 기자=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된 최인철 감독이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다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9일 여자 대표팀 사령탑으로 최인철 감독을 선임했음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2년 동안의 성과를 평가한 뒤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최인철 감독은 2012년 인천현대제철 감독으로 부임해 2018년까지 WK리그 6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8년부터 20세 이하(U-20) 여자 대표팀을 이끌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 3위를 거뒀고, 2010년 여자 성인대표팀을 지휘하면서 광저우 아시아게임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3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열린 선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신 대한축구협회에 감사를 드린다. 인터뷰 과정에서 김판곤 위원장님과 대표팀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었고,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 위원장님께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최인철 감독은 "단기적 운영, 중장기적 운영, 미래의 비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 단계에서 저의 철학은 선수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팀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볼을 가지고 있을 때와 없을 때 창의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데 목적을 두고 운영해 나가겠다. WK리그는 물론 대학리그 등 여러 방면을 고려해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언제든지 대표팀의 문은 열려있다. 대표팀 일정을 볼 때 10월 미국 원정 2연전이 있다. 12월에 동아시안컵도 있다. 미국 원정은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동아시안컵 대회에는 중국, 일본, 북한이 참가한다. 2020 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대표팀에 좋은 지표가 될 것 같다. 좋은 교두보가 될 수 있는 대회를 통해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단계, 중장기적 관점에서 당장 세대교체는 어렵다고 본다.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3년 월드컵 3회연속 진출과 16강 이상 성적을 거두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세 번째 단계에서 대표팀의 미래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 트렌드에 맞게끔 외국인 스태프를 물색 중에 있다. 그들의 아이디어와 대표팀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세계 트렌드에 발맞춰 갈 수 있다고 본다. 연령별 대표팀과 협력도 중요하다. 대표팀을 그런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여자축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여자축구는 위기에 있다. 저변과 인프라가 축소되고 있다. 풀뿌리를 개선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여자가 축구한다는 선입견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대표팀의 성적과 행복이 중요하다.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며, 여자축구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게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시너지 효과가 일어났을 때, 여자축구가 나아갈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 논했다.

최인철 감독은 마지막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겠다. 모두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성숙된 대표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 정부, 체육회, 지도자, 선수, 팬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5년, 10년, 50년이 지나도 철학을 유지하고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무한한 도전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노력하겠다. 앞으로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 이하 일문일답

- 2010년 대표팀을 맡은 바 있다. 어떤 점이 다를 거라고 보는가.

U-20 월드컵에 나가 3위라는 성적을 거둔 뒤, 대표팀을 맡았다. 젊고 열정이 많았다. 물론 지금도 열정은 넘친다. 하지만 성인 대표팀에 대한 경험적 부분이 부족했다고 본다. 제가 조금 더 전술적인 운영, 선수들과 소통이 좋았다면 당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은 더 성숙해졌다. 저에게 많은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개선점은 무엇인가.

제가 2015년도와 2019년도 모두 현장에서 월드컵을 지켜봤다. 2015년도에는 16강에 진출했을 때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인했다. 그러나 4년 뒤 2019년도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의 스피드와 기술적인 면이 많이 좋아졌다고 봤다. GPS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데, 여자 선수들도 빨라지고 좋아졌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도 분명 발전은 했는데, 유럽이 우리보다 더 발전했다고 평가한다. 파워적인 부분과 하이스피드 러닝 같은 부분을 개선한다면, 유럽과 싸우는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 올림픽 최종예선이 제주도에서 열린다. 대표팀에 어떤 효과가 있다고 보는가.

올림픽 예선이라는 큰 대회다. 한 번도 자국에서 열린 적은 없다. 감독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많은 응원을 통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문화적, 환경적 부분에서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 유럽 진출 선수들이 많아졌다. 유럽파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을 어떻게 융합시킬 것인가.

WK리그에서 8년째 지도했다. 공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능동적으로 통제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월드컵을 봐도, 여자축구도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운영하는 게 많이 좋아졌다. 유럽파 선수들이 3명 정도 있는데, 유럽리그의 속도는 분명 다르다. 그 선수들이 대표팀의 템포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 유럽파 선수들을 기준으로 대표팀을 이끌어 나갈 생각이다.

- 더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해외 진출을 많이 할수록 좋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WK리그는 축소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인프라가 일본만큼만 됐어도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해외파가 10명 정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선수들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현대제철 선수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다.

- 시즌 도중 큰 결정을 했다. 현대제철과 어떤 조율이 있었나.

대표팀 감독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당한 고민을 했다. 선수들과 희노애락을 겪었고, 우여곡절도 있었다. 팀의 우승보다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움직여왔다. 도전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대표팀 감독을 수락했다. 여자축구 발전만을 생각하고 있다. 구단과 충분한 이야기를 했다. 구단에서도 저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 존중이 있었기에 결정을 할 수 있었다. 구단에 감사를 드린다. 구단과 의견 정리를 했고, 큰 문제는 없다.

- 새로운 선수들이 발굴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올림픽까지는 세대교체를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부연 설명 부탁드린다.

노장 선수를 배제하고 신인 선수들로 바꾸는 건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기존 선수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끌어나갈 생각이다. 세대교체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은 시점이다. 여자축구를 사랑하는 모두가 올림픽 진출을 꿈꿀 것이다. 그 부분을 많이 고려했다. 지금은 노장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을 잘 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올림픽 이후에 세대교체가 단행될 것 같다.



- 세대교체를 하면서 장기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려야 한다. 하지만 여유있는 선수층은 아니다.

여자축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인프라의 열악함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김 위원장님과도 상의를 드렸지만, A대표팀과 함께 상비군, 연령별 대표팀도 중요하다고 본다. 세대교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부분도 의견을 나눴다. A대표팀을 언제든지 뒤에서 받쳐줄 수 있는 상비군 개념의 팀을 운영하는 것도 지향해야할 부분이다. 재능있는 선수들을 상비군에 선임해 관리하고 운영한다면, 연계성에 있어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 2010년 월드컵에 나갔던 선수들과 현대제철 선수들이 많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선수들도 있을 것 같다.

시계를 돌려보면 상당히 벅찼다. 그때도 여자축구 발전만을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그 선수들도 노장이 됐다. 대표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다시 만난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임하는 자세는 틀릴 것 같다. 감동은 있을 것 같다.

- 코칭스태프 선임에 대해 세계적인 트렌드를 이야기했다. 세계적인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 외국인 코치 선임의 기준은 무엇인가.

남자축구를 보면, EPL 등 4대리그가 세계 축구를 이끈다. 그곳에서 전술적인 부분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남자 A대표팀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도 세계적인 트렌드를 맞춰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맞춰 대표팀을 이끌고 싶다. 어떤 외국인 코치가 선임될지는 모르겠지만,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으로 모시겠다.

- 협회에 어느 정도의 지원을 요구할 것인가.

인터뷰 과정에서 이야기를 했다. FIFA 캘린더를 보면 여자축구도 A매치 기간이 있다. 매 A매치 기간에 경기를 할 수는 없지만, 분기별 한 번씩은 A매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 연 4회다. 그래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협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실 거라 믿는다.

- 상비군 운영이 수락이 된 것인지, 상비군이 만들어지면 직접 지도하는 것인가.

아직 확정된 부분은 아니다. 아이디어를 냈다. 제가 모두 총괄할 수는 없지만, 관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판곤 위원장: 지난해에도 여자 상비군을 모아 훈련시키려는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을 따로 모을 여력이 충분치 않았다. 내년 예산 편성할 때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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