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천막&의자 날아가도...태풍 '링링' 뚫은 김학범호 열정
입력 : 2019.09.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서재원 기자= 훈련 중 천막이 쓰러지고, 플라스틱 의자가 날아갔다. 협회 관계자, 지원 스태프, 취재 기자들까지 날아가는 천막을 붙잡는 상황에서도 김학범호의 훈련은 끊이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2세 이하(U-22) 대표팀은 7일 오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 일정이 갑작스럽게 변경됐다. 당초 오후 3시 훈련이 예고됐지만, 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인해 예정된 훈련이 오전 10시 30분으로 급히 앞당겨졌다. 김학범 감독은 "태풍 때문에훈련을 빨리 할 수밖에 없었다"고 훈련 일정을 급히 변경한 이유를 밝혔다.

훈련 시작부터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하지만 훈련에 취소는 없었다. 그것도 정상 훈련이었다. 전날 인천대학교와 연습경기(8-0승)를 치렀기에 가벼운 회복 훈련이 이루어질 거라 예상됐지만, 김학범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분 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앞으로!", "더 빨리!", "주고 들어가!" 등 김학범 감독은 훈련이 진행된 80분 내내 목청껏 소리쳤다.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 한 명 한 명씩을 붙잡고 개인 지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훈련은 풀백을 활용한 오버래핑 및 측면 돌파, 1선과 2선의 움직임 등이 주가 됐는데, 김학범 감독은 빌드업의 시작점에서 직접 공을 연결하며 지시했다.



훈련 도중 예기치 못한 상황도 발생했다. 훈련장 옆 설치된 천막과 플라스틱 의자 등 물품이 강풍에 쓰러지고 날아갔다. 태풍 링링은 그 정도로 강력했다. 천막 기둥에 달린 모래주머니도 소용없었다. 협회 관계자와 지원 스태프는 다급히 천막을 해체했고, 취재차 간 기자들도 반대편 천막이 날아가지 않도록 기둥을 붙잡았다. 이후 함께 해체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난리였다. 그러나 난리통 속에서도 김학범호의 훈련은 계속됐다. 김 감독은 물론 선수들까지 쓰러지고 날아가는 천막을 향해 눈길 한 번 돌리지 않았다. 바람 방향이 훈련장에서 스탠드로 불었기에 훈련에 지장은 주지 않은 점도 있었지만, 그 정도로 집중도가 높았다. 김학범 감독은 "(1월 올림픽 예선까지) 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시리아전이 취소돼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불평할 수 없다. 플랜A가 안되면 B로 빨리 대응해야 한다. 이런 식이라도 우리끼리 익혀야 한다"고 이번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태풍도 막지 못한 김학범 감독의 호통 속에 선수들의 열정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올림픽까지 가는 길에 경쟁은 피할 수 없었다. 선수들 모두 훈련 내내 깊은 숨을 내몰아 쉴 정도로 모든 걸 쏟는 모습이었다. 훈련 후 땀에 흠뻑 젖은 전세진도 "감독님은 할 때 집중하는 걸 좋아하신다. 120%를 쏟아야 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팀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경기장 밖은 다르지만, 안에선 서로를 죽일 듯이 경쟁을 한다"고 김학범호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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