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빌드업 실패' 한국, 손흥민 빼고 김신욱 선발은 어떨까
입력 : 2019.09.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곽힘찬 기자=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확실한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펫다그 스타디움에서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투르크미스탄과의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찝찝한 승리였다. FIFA 랭킹 132위를 상대로 졸전을 거듭했다. 지난 조지아전에서 3-5-2 포메이션 실패를 맛본 파울루 벤투 감독은 포백 전술로 돌아왔지만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한국이 자랑하는 ‘황의조-손흥민’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손흥민은 드리블 돌파, 패스, 코너킥 정확도 등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이후 A매치 13경기에서 1골 3도움에 그치고 있어 대표팀 ‘에이스’의 활약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한국이 포백으로 돌아온 것은 중원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원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성이 고군분투했지만 황인범은 템포를 늦췄고 백 패스를 연발했다. 대표팀 적응에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중원을 장악하지 못하자 자연스럽게 손흥민이 내려와 수비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종예선이 아닌 2차 예선에서부터 손흥민이 계속 후방까지 내려오는 일이 발생한다는 건 앞으로 대표팀에 여러 차례 고비가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차라리 손흥민을 한 번 빼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손흥민을 여전한 대표팀의 에이스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주전으로 뛰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까지 경험했을 정도로 세계 최고의 윙어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작아진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탈압박과 돌파가 장점이다. 그런데 한국을 상대로 전원 수비 전략을 사용하는 아시아 팀들 상대론 손흥민의 능력이 발휘되기가 힘들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전반 초반 손흥민을 왼쪽 윙포워드 자리에서 투톱으로 옮기는 등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손흥민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완벽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면 한 번쯤 과감하게 선발에서 제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모두 벤투 감독이 강조하던 빌드업 축구의 실패에서 비롯됐다. 아시아지역 예선을 돌파하기 위해선 오히려 단조로운 공격 전개가 나을 수 있는 법이다. 대표팀엔 ‘플랜B’ 김신욱이 있다. 김신욱은 경기 종료 10분가량을 남겨두고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투르크메니스탄 골키퍼를 골문 안으로 넣어버리는 등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m에 육박하는 키는 상대로 하여금 두려움에 떨게 했다.

김신욱은 아시아 무대에선 최고의 무기다. 중국 무대를 폭격하고 있는 김신욱은 ‘아시아 즐라탄’으로 불리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연계 능력도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는 평가다. 김호곤 수원FC 단장도 “아시아에서 쉽게 나올 선수가 아니다. 이미 아시아 최고다. 한국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김신욱 발탁은 지금이 적기다”라며 플랜B를 확실하게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선 경기 종료가 임박해서야 김신욱을 투입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밀집 수비를 파훼하기 위해선 자신의 신념을 잠시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확실한 득점 루트가 있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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