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던 김신욱, 투르크전 8분으로 벤투 평가 바꿨다
입력 : 2019.09.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훈련 태도 좋았고 특징도 있다."

김신욱이 그동안 자신을 외면하던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투르크메니스탄전서 주어진 시간은 고작 8분이었지만 간절함과 성실함이 벤투 감독에게 활용 방안을 고민케 하는 요인이 됐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그리는 대표팀 전술에 김신욱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을 해왔다. 김신욱이 지난해는 물론 올해 상반기 K리그서 많은 골을 넣을 때도 벤투 감독은 "숫자보다 선수들의 스타일이 우리의 전술에 얼마나 잘 맞을지 더 중요하다"라고 발탁을 보류해왔다.

그래도 쾌조의 컨디션을 계속 보여주는 김신욱을 외면하지 않았다.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후에도 변함없이 눈부신 결정력을 보여준 김신욱을 9월 A매치를 앞두고 처음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김신욱을 발탁할 적절한 시기"라는 말로 선택 배경을 대신했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이후 다시 대표팀에 들어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김신욱은 자신에게 기회가 많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벤투 감독이 늘 스타일을 강조했기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대표팀에 합류할 때부터 "편한 마음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팀에 도움을 줄지 고민을 했다"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조지아전만 해도 김신욱은 변함없이 벤투 감독의 눈밖에 있는 듯했다. 파격적인 전술과 라인업을 꺼내들었음에도 김신욱을 실험하지 않은 건 여전히 대표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근거로 해석됐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실전인 투르크메니스탄전에 김신욱 카드를 꺼냈다. 대표팀이 스코어는 리드하고 있지만 경기 흐름이 상대에 넘어갈 때라 반전이 필요했다. 김신욱에게도 기회였고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플랜B로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김신욱의 신장이 플레이의 단조로움을 부르지만 밀집수비로 대응하는 아시아 무대에서 가장 강력한 카드이기도 하다. 비록 차징 파울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를 골대 안으로 밀어넣은 제공권의 힘은 월드컵으로 가는 길에 하나의 방안으로 떠올랐다.

늘 김신욱에게 회의적이던 벤투 감독도 귀국 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대표팀 스타일에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한 모습을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신욱은 특징이 있는 공격수다. 서로 맞춰가야 한다. 우선 함께했을 때 훈련 태도가 좋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재승선 가능성이 생겼다. 10월 대표팀은 스리랑카와 북한을 상대한다. 신체조건에서 유리한 부분을 가져갈 수 있는 상대다. 그중에서도 196cm 김신욱은 두 상대에 압박감을 가할 수 있다. 활용법을 고민하고 함께 호흡을 해본 만큼 벤투 감독이 사용하는 김신욱에게 기대를 걸 만한 부분은 충분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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