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점유와 창의’ 주세종·이명주, 서울 빅3 복귀 퍼즐될까
입력 : 2019.09.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 채태근 기자= “워낙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친구들이다. 어떤 그림이 나올까 반신반의했다.”

'만 29세 동갑내기‘ 미드필더 주세종과 이명주의 활약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말은 평가보다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울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29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3-1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전부터 주세종과 이명주의 복귀에 시선이 쏠렸고, 90분을 지켜본 이들의 상상력을 키웠다.

주세종과 이명주는 서울의 중원 플레이를 바꿔 놓았다. 3-5-2를 즐겨 사용하는 서울의 중원 구성은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이 후위에서 플레이를 조립하고,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공수를 넘나들며 좌우 전방을 지원한다.

주세종이 수비형 미드필더, 이명주는 알리바예프와 함께 짝을 이뤘다. 기존 서울 중원에 비해 좀 더 활기찬 미드필드 플레이가 나왔다. 등번호 79번 이명주는 초반부터 창의적으로 공간을 찾아 침투하며 공격진 사이에 연결고리가 되어줬다. 몇 차례 명단지에서 ‘79번? 이명주지’를 확인하게 만드는 번뜩임이었다. 후반 4분 크로스바를 때린 슈팅은 ‘가슴 트래핑 후 인프런트 슛’이라는 완벽한 기본기를 보여준 순간이었다.

이명주가 전방에 휘저었다면 주세종은 경기 지배력을 높였다. ‘전반전 주세종이 너무 처져서 빌드업 했다. (후반전엔) 좀 더 높은 위치에서 배급하는 변화를 주문했다’는 최용수 감독의 지적처럼 밋밋한 플레이로 전반전 0-1 리드를 허용했다면, 후반 들어 주세종의 가치를 완벽히 증명했다.



0-1 끌려가는 흐름에서 주세종이 한 칸 올려 빌드업 하는 효과는 서울의 전형 자체를 끌어올렸다. 경기 후 “(감독님 주문대로) 후반전 플레이 하면서 조금 더 선수들이 전방에서 공격을 하고, 볼을 빼앗겼을 때 거기서 바로 수비를 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만들어져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주세종의 의도대로 적극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3-1 역전을 만들었다.

후반 13분 박주영의 땅볼 크로스를 아크 정면에서 정확한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만든 1-1 동점골은 주세종 특유의 ‘킥력’을 상징하는 장면과도 같았다.

부담스런 경인더비에서 주세종·이명주 합류 효과를 톡톡히 본 최용수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준 높은 축구를 향한 기대감을 밝혔다.

“손발을 맞추는데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두 친구로 인해서 전체적인 안정감, 빠른 템포의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좀 더 손발을 맞추면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본인들도 심적 부담을 갖고 경기 했을텐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본다”는 말에서 올해는 물론 2020시즌까지 내다보는 시야가 느껴졌다.



올 시즌 번번이 중요한 경기에서 미끄러지며 전북, 울산과의 선두 경쟁에서 한 발 뒤쳐진 서울이다. 경기를 지배하는 주세종, 상대를 창의적으로 공략하는 이명주가 서울을 다시금 빅3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남은 9경기는 물론 겨울 휴식기, 이어질 2020시즌까지. 올해를 ‘과도기’로 선언한 서울의 디딤돌이 되어줄 두 선수가 풀어갈 미래를 상상케 하는 한판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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