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꽂고 9회까지…토종 에이스 이영하, 관리가 된다
입력 : 2019.09.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기자= 어설프게 완급 조절하다 큰코다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중요성을 잊지는 않았지만, 방향을 트니 효험이 있다. 이영하(22, 두산)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 힘 다해 던진다.

이영하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지켰다. 홈런 두 방 맞기는 했어도 총 4안타만 내주면서 3실점으로 잘 막았다. 삼진은 8개나 버무릴 만큼 힘 있는 투구 내용을 썼다. 두산이 더블헤더를 싹쓸이하는 데 절반 가까이는 이영하 덕이다.

선발 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에 첫 완투승까지 챙겼다. 더구나 15승 투수라는 걸출한 타이틀도 생겼다. 올 시즌 26경기에 나와 150.1이닝을 던지면서 15승 4패 평균자책점 3.77의 성적표도 받았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이지만, 국내 우완 에이스 계보 탑승도 바라볼 정도다.

첫 풀타임이지만, 노하우를 빠르게 익히고 있다. 그래도 체력 관리는 참 어렵다고. 이영하는 “체력 관리는 정말 힘들다. 보통 던지고 난 다음날이 정말 힘들다”며 “처음에는 무조건 쉬는 게 낫겠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그럴수록 더 힘들어지더라. 그럴 때 선배들을 보며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하는 “등판하고 이튿날까지도 굉장히 피로가 이어진다. 그래도 이제는 꾹 참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등 강도를 높이는 편이다. 그러면 다음 사흘이 편하다. 체력이 100으로 시작했으면 100으로 끝날 수는 없지 않나. 그래도 되도록 70~80 정도는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체력적 안정이 오니 힘이 더 생겼다. 이제는 스스로 이겨내는 법도 알았다. 늘 “야수 형들 도움이 컸다”고 공을 돌리는 이영하이지만, KBO 리그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그의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 4.07)과 평균자책점(ERA, 3.77) 사이 격차는 0.30으로 낮다.

통상 수치가 높을수록 수비 도움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영하와 비슷한 수치로는 제이크 브리검(키움, 0.34), 타일러 윌슨(LG, 0.36), 양현종(KIA, 0.36), 김광현(SK, 0.44)이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걸출한 투수 가운데서도 입지를 굳혔다. 수비 의존도가 높다는 박한 평가도 줄었다.

후반기 이영하는 호쾌한 삼진쇼도 선보인다. 9이닝당 탈삼진은 전반기 4.90개에서 5.52개로 늘었다. 100구 가까이 던져도 시속 150㎞를 육박하는 속구로 상대 타자를 제압한다. 이영하는 “젊은 투수인 만큼, 강점을 살려 전력으로 던지려고 한다”며 “속으로 세게, 더 세게 던지자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것이 하나씩 늘어나니 마운드에서도 여유가 생긴 모양새다. 그리고 19일은 개인 통산 처음으로 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는 짜릿함도 맛봤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영하가 토종 에이스로서 한 걸음씩 나아가니 믿음직스럽다”고 했다. 이영하가 다 컸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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