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굴욕적인 퇴장, 지도자로서 사실상 은퇴 선고
입력 : 2019.09.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거스 히딩크(73) 감독이 지도자 생활 최대의 굴욕을 맛봤다. 또한 ‘명장은’ 굴욕을 안은 채 지도자로서의 생명을 다했다.

중국축구협회는 19일 중국 올림픽대표팀을 지휘한 히딩크 감독을 경질했고 하오웨이 전 중국 여자대표팀 감독을 후임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9월 10일 취임한 히딩크 감독은 1년을 갓 넘긴 시점에서 지휘봉을 넘기고 쫓겨났다.

중국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을 통해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노렸다. 지금까지 중국이 올림픽 무대에 선 것은 자국에서 개최한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유일했다. 중국에 있어 올림픽 출전은 월드컵 출전만큼 숙원 사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치른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치른 경기에서 0-2로 완패한 것이 컸다. 중국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경질했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 후 1년 동안 5승 4무 3패라는 썩 좋은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사실 히딩크 감독은 이미 ‘지는 해’였다. 지도자로서 그는 정점을 찍은 뒤 하향 곡선을 이어갔다.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러시아를 유로 2008 3위에 올려놓은 뒤 실패를 이어갔다. 맡은 팀마다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임하거나 경질됐다.

그래서 중국 올림픽대표팀을 맡을 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히딩크 감독이 아시아축구에 관심이 있기에 중국에서 순조롭게 지도자 생활을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또한 올림픽 출전이라는 동기부여도 한몫할 것으로 여겨졌다. 반대로 지도자로서 이제 한계점을 드러낸 만큼 명장의 노욕이라는 비판도 존재했다.

결과적으로 후자가 맞았다. 히딩크 감독은 중국에서 보낸 1년 동안 뚜렷하게 자기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국축구협회가 기대했던 유망주의 기량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쿄 올림픽 예선을 4개월여 앞두고 1년 동안 뚜렷한 소득을 얻지 못했다.

올해 73세인 히딩크 감독에게 중국행은 사실상 마지막 도전 무대였다. 그는 중국행을 결정하면서 2002년의 한국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는 중국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긋고 나서 명예롭게 물러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성공을 자신한 중국 무대에서 크나큰 실패를 했고 명장으로서 자신의 경력에 스스로 먹칠을 하고 말았다.

중국에서 쫓겨나듯이 떠나게 된 그를 부를 곳은 없어 보인다. 나이도 있고 지도자로서 더 기대할 부분이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도자로서는 이제 은퇴나 다름없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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