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 리빌딩 시기에 찾아온 기회마저 패대기쳐선 안된다
입력 : 2019.09.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허윤수 기자= 기아 타이거즈가 리빌딩을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선수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기아는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한창 선두 싸움 중인 2위 두산을 상대로 젊은 선수들은 내세워 선전한 것 같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기아는 롯데 자이언츠(109개)에 이어 올 시즌 최다 실책 부문 2위(108)의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9월로 범위를 좁히면 25개로 실책 1위였다.

경기 전 기아 박흥식 감독 대행은 부족한 실력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박 감독 대행은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수록 체력적인 문제로 움직임이 둔해졌다. 거기에 동료들의 실수에 부담을 느끼며 위축되는 것 같다”라며 “결국 모든 게 실력이다. 이 또한 핑계다”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기아가 잔여 시즌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기아는 이날 새로운 얼굴들을 라인업에 올렸다. 허리 통증에도 출전을 원하던 최형우를 제외했고 김선빈도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마운드에는 지난 17일 전역한 박진태가 시즌 첫 1군 등판을 준비했다.

힘겹지만 나름 잘 싸워가던 기아가 무너졌다. 1-3으로 뒤진 5회 두산의 선두 타자로 나선 김재환이 좌익수 방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오재일이 좌중간 빗맞은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때 타구를 잡은 박찬호가 급한 마음에 그라운드에 패대가 송구를 했다. 3루에 있던 김재환은 이 모습을 보고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경기 전 박 감독 대행의 말처럼 실책 이후 기아 선수단이 흔들렸다. 5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하준영이 박세혁을 잡아낸 뒤 김인태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류지혁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허경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기아가 경기 후반 2점을 따라붙으며 추격의 불씨를 살린 것을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남는 수비였다.

리빌딩의 시기는 새 얼굴엔 큰 기회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리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았다면 기회는 그저 성과없는 기회로만 끝난다. 패대기가 아닌 나이스 캐치가 필요한 시기다.

사진=뉴시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