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은 은퇴②] 오장은의 은사가...지도자로 새 출발 하는 제자에게
입력 : 2019.09.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도쿄(일본)] 이강선 통신원= 19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제자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다.

15살의 어린 소년이 프로에 입단했을 당시 “오장은이 축구를 대하는 자세를 보라. 저 선수는 성공 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던 나가사와 테츠 당시 FC도쿄 코치가 지도자로 새 출발을 준비하는 오장은에게 “선수에 이어 지도자로도 성공 할 것이다”라며 제자의 앞길에 박수를 보냈다.

최근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그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있는 오장은은 최근 자신의 프로 첫 소속팀인 FC도쿄에 다녀왔다. 이곳에서 10일 동안 자신을 지도했던 은사들은 물론 함께 했던 선수, 구단 직원들을 만나며 추억을 회상했다.

그 중 FC도쿄 U-23세팀 테츠 감독에게 오장은은 아들 같은 제자였다. 당시 FC도쿄 코치로 오장은을 지도한 테츠씨는 FC도쿄를 거쳐간 한국 선수들에게 오장은의 이야기를 한다. 테츠씨에게 오장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오재석이 “장은이형을 이야기 할 때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해 보였다. 그만큼 각별했던 선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테츠씨에게 오장은은 특별한 선수였다.

오장은에 대해 묻자 테츠씨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아는 선수였다. 15살의 어린 나이의 오장은을 만났을 때 그가 가진 성숙한 태도와 자세에 놀랬다. 이런 자세를 갖고 있는 선수라면 무엇을 해도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그를 회상했다.

테츠씨는 오장은의 프로 무대 적응을 위해 물심양면 도왔다. 특히 어린 선수가 멘탈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그와 소통했다. 오장은도 “코치님은 선수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지도자였다. 항상 훈련이 끝나고 둥글게 모여 앉아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곤 했다”며 “올바른 선수로 성장 할 수 있게 훈련을 분석해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 했다”며 테츠씨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각별한 사제지간이었던 두 사람에게 잊지 못할 일화도 있었다. 당시 오장은은 15세의 어린 나이에 FC도쿄에 입단했다. 지금으로 치면 중학교 3학년의 선수가 프로에서 경쟁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2-30대 선수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시기였다. 그러나 오장은의 생각은 달랐다. 프로에 입단을 했고 프로 선수가 됐으니 나이와 상관없이 똑같이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벽이 너무 높다고 느꼈는지 하루는 훈련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런 오장은의 모습을 본 테츠씨는 “축구를 대하는 자세나 태도가 너무 기특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테츠씨는 울고있는 오장은에게 다가갔다.

“장은, 서두르지마. 네가 이대로 프로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 내가 장담해. 만약 네가 이대로 사라지면 나도 지도자를 그만둘게. 절대로 넌 실패하지 않아”

이렇게 말한 이유에 대해 묻자 테츠씨는 “절대로 오장은이 이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축구를 대하는 태도나 훈련 모습은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나는 그런 오장은의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테츠씨의 말대로 오장은은 FC도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자국 선수들과의 혹독한 경쟁을 이겨내고 출전 기회를 잡으며 2002년 4월, 16세 8개월의 나이에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는 당시 J1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이 됐다. FC도쿄에서 총 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오장은은 이후 K리그로 이적했고, 올림픽대표,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하고 은퇴했다.

제자의 은퇴에 대해 묻자 테츠씨는 “정말로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한 만큼 지도자로도 멋지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제자의 앞날에 박수를 보냈다. 이어 “선수와 지도자를 다르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선수의 마음을 읽어야한다.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의 교과서를 만들어 꼭 좋은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테츠씨에게 새 출발을 하는 제자에게 응원메시지를 부탁했다.

“15살에 프로에 입단해 위기를 이겨내고 스스로 인생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너는 교과서적인 선수였다. 네가 가진 모습이라면 선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경험 속에서 성장하고 많은 것을 배우면 좋겠다. 시대를 읽고 선수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사진= 이강선 통신원
정리=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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