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죽음의 조 걸린 김학범호, 만약 히딩크까지 있었다면?
입력 : 2019.09.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재현 기자= 도쿄행을 노리는 김학범호가 조별리그부터 큰 고비를 맞았다. 17년 전 대한민국에 월드컵 4강 신화를 안겼던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도 적으로 만날 뻔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26일 태국에서 2020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조추첨을 실시했다. 이번 U-23 챔피언십은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전을 겸하며,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3팀이 본선에 직행한다.

한국은 이란, 중국, 우즈베키스탄과 C조에 편성됐다. 3팀 모두 아시아의 강호로 손꼽힐 정도로 만만치 않다. 조별리그부터 쉴 틈 없이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한다.

우즈베크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최근 재능 있는 선수들이 연이어 나올 정도로 전력이 좋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란은 성인팀에 비해 상대할 만 하나 아시아 전통의 강호다운 저력이 있다. 중국도 만만히 볼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다행이라 하면 중국에는 히딩크 감독이 없다. 중국은 최근 성적 부진을 이유로 히딩크 감독을 경질한 상태다.

중국이 히딩크 감독에게 U-22 대표팀을 맡기며,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더 나아가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꿈꾸고 있었다. 히딩크 감독이 17년 전 한국에서 보여준 저력을 중국도 받고 싶어 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8일 홈에서 열린 베트남과 친선전에서 0-2로 완패했다. 결과는 물론 내용면에서도 베트남에 비해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히딩크 감독을 향한 여론은 안 좋아졌고, 그의 지도방식과 체류기간까지 트집 잡혔다. 결국, 중국은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히딩크는 쓸쓸히 물러났지만, 만약 오는 1월 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만났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 있다. 그가 보여준 지도력이 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단기적 성과보다 넓은 안목으로 팀을 꾸려가며 끌어올리는데 능하다. 중국 선수들은 실력은 물론 정신력에서 타 아시아 팀들에 비해 떨어진다. 히딩크가 단시간 내 체질 개선은 무리다.

그러나 그는 항상 대회에 맞춰 팀 컨디션과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정작 본선에 가면 이야기가 달라질 가능성은 컸다. 또한, 그는 한국을 잘 알고 경험이 많다. 승부처에서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신경전과 준비도 철저하기에 한국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중국이 감독 교체 효과를 볼 지 미지수다. 그러나 갓 감독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와 성공 경험이 적은 국내파 감독, 기량이 여전히 떨어진 선수단 등 한국을 상대하기 쉽지 않다. 그 약점을 메워줄 히딩크가 없기에 그나마 안심하고 이번 대회를 맞이할 김학범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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