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근의 축구이상] P급 감독도 수강, ‘AFC 풋살지도자 강습회' ➀
입력 : 2019.10.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채태근 기자= ‘훌륭한 지도자 한 명이 수많은 선수를 키운다’는 말이 있다. 축구뿐만 아니라 흔히 ‘미니 축구’로 알려져 있는 풋살에도 뜻이 있는 지도자들이 모였다.

지난 9월 3일부터 8일까지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풋살 레벨1 지도자 강습회’가 열렸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풋살 지도자로 공인 받게 된다.

이영진 강사(전주매그풋살클럽 감독), 김성용 보조강사(용인FS 감독), 장수민 의무보조(스포츠콰트로 컨디셔닝 센터)가 11명의 수강생과 함께 강습회를 진행했다.

AFC 공인 풋살 엘리트 강사(레벨3)로서 대한민국 풋살 ‘장인’으로 알려진 이영진 강사는 “미니축구장에서 풋살을 하면, 미니축구입니까? 풋살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수강생들을 집중시키며 시작된 6일, 50시간의 강습회 코스를 살펴본다.

# AFC P급 지도자, 전직 K리그 선수도 수강하는 풋살강습회

흥미로운 건 수강생들의 구성이었다. 유소년 축구클럽 지도자가 다수였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FK리그(대한민국 최상위 풋살리그)에서 뛰는 현역 선수들도 존재했다. 기자는 풋살 소양 함양과 지도자 연수 코스를 예비 지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의도로 신청했지만, 전역을 앞두고 말년 휴가 중에 참가한 군인을 보며 마음가짐을 고쳐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눈에 띄는 축구 고수들도 자리를 빛냈다.

과거 K리그 선수 출신이자 AFC A급 지도자 자격자로서 직장 생활을 하며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이는 물론, 축구계 최고의 라이센스로 일컬어지는 P급 지도자 자격증을 갖추고 대학교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현직 감독도 있었다.

김도윤 세한대 감독은 “풋살은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플레이 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판단해서 강습회에 들어오게 됐다”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 축구와 공존하는 풋살, ‘지도자의 스승은 경기다’

강습회는 이론 26시간, 실습 22시간, 평가 2시간 등 약 50시간 코스로 구성됐다. 첫 날 이론 중 <풋살은 무엇인가?> 라는 주제는 축구에 빗대 풋살의 존재감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영진 강사는 “풋살은 축구 지능을 발전시키기 위한 이상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더욱 많은 터치와 다양한 상황에 선수들을 노출시키기 때문이다”라며 풋살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축구선수가 측면에서 주고받은 후에 움직임만 봐도 풋살 경험 유무가 느껴진다는 예를 들며 “축구를 볼 때도 ‘풋살의 눈’으로 보게 되고, 축구에서 요구되는 사항이 풋살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도자의 스승은 경기다’라는 말은 축구와 다르지 않은 명제였다. 풋살도 수비-전환-공격이라는 3국면에서 공수를 5명 팀원이 함께 해줘야 한다. ‘달리기’가 아니라 판단의 속도가 늦어서 경기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은 빠른데, 경기 속도가 느린 건 지도자의 문제라는 내용은 평소 ‘선수들은 우리가 빠르다는데, 왜 유럽 축구의 경기 템포를 못 따라가지’라는 의문에도 부합했다.



# “(잘못을) 중계하지 말라”, 칭찬으로 지도해야 톱클래스

지도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도 배울 수 있었다. 선수들이 실수할 기회를 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XX야 그냥 패스해!”가 아니라 “과감히 일대일 해봐. 뺏겨도 팀이 있어”라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축구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더 빠르게 진행되는 풋살에서 지도자는 최소한 가이드라인만 줘야 한다. 과도한 간섭을 지양하고, 선수가 도움을 요청할 때 굵고 짧게 전달하는 지식이 잊혀 지지 않는 거라면서 “중계하지 마세요”라는 농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고성이 오가는 걸 흔히 볼 수 있는 현장 지도자들의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대목도 있었다. "문제점만 꼬집으며 윽박지르는 코칭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잘 하고 있는 것을 찾아 칭찬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이해시키는 게 톱클래스 지도자”라는 이영진 강사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풋살 지도자의 소양 교육 이후에는 브라질과 스페인,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소환됐다.

➁편에서 계속

사진= 대한축구협회, 채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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