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벤투 감독님, ‘황희찬-황의조 투톱+손흥민 2선’ 어떨까요
입력 : 2019.10.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곽힘찬 기자= 모두 활용하자니 전술 변화가 불가피하고 하나를 빼자니 아깝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종합운동장에서 스리랑카, 15일 평양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에선 3, 4라운드를 치른다. 벤투호는 이번 2연전을 앞두고 지난 7일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현재 대표팀 공격력은 아시아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지난 리버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을 농락하는 득점을 터뜨리며 유럽을 놀라게 했다.

황의조(지롱댕 드 보르도) 역시 대표팀 2연전을 앞두고 환상적인 리그 2호골을 터뜨리며 예열을 마쳤다. 황의조의 골은 프랑스 리그1 베스트골 Top 5에 선정됐고 현지 매체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소속팀 상황이 좋지 않지만 홀로 고군분투하며 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사실 한국을 상대하는 아시아 팀들엔 손흥민 하나만으로도 버겁다.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평가 받는 손흥민은 매 경기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그런데 황희찬과 황의조까지 가세했다.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이들의 등장으로 한국의 공격력은 배가 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머릿속은 오히려 복잡해졌다. 바로 ‘황희찬 활용법’ 때문이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미나미노 또는 홀란드와 함께 투톱으로 기용되며 ‘물 만난 물고기’가 됐지만 벤투 감독은 황희찬을 측면 공격수로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조지아와 평가전 당시엔 공격형 풀백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직선적인 돌파는 뛰어났지만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고 황희찬 역시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운영해오고 있다. 투톱 체제 역시 손흥민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전술이다. 여기에 ‘황태자’ 황의조가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황의조-손흥민’ 조합은 대표팀의 ‘플랜A 불변의 법칙’으로 자리잡았다.

다시 말해 황희찬은 그 동안 ‘계륵’에 불과했다. 플랜A를 무너뜨리기 싫은 벤투 감독 입장에선 황희찬을 어색한 포지션에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벤투 감독의 플랜A가 조금씩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에서 한국은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밀집 수비에 고전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 온 거다.



벤투 감독은 전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철학을 벗어나지 않고 우리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를 포기할 수 없다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황희찬-황의조 투톱과 이들을 받쳐주는 손흥민의 2선 배치.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철학’에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 언제까지 손흥민만 살릴 수는 없는 법이다. 아무리 천하의 손흥민이라도 수비수 3명 이상이 밀착 마크를 하게 되면 볼 소유가 힘들어진다.

황희찬은 자신이 직접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은 중앙이다"라고 강조했고 황의조는 "황희찬의 장점을 잘 알아서 거기에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내가 내려가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아닌 다른 선수들을 살려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황희찬-황의조 투톱과 손흥민의 2선 배치다. 물론 선발 명단을 구성하는 건 벤투 감독의 몫이지만 서로를 잘 아는 선수들의 말을 찬찬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김형준 PD,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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