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벤투호에서도 '막내형'...이강인, '채석장의 진주' 확실하다
입력 : 2019.10.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화성] 서재원 기자= 벤투호에서도 '막내형' 이미지가 강했다. 형들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과감한 돌파와 드리블, 정확한 패스와 강력한 슈팅으로 한국 축구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2차전 스리랑카와 홈경기에서 8-0 대승을 거뒀다. 2연승을 기록한 한국은 승점 6점으로 북한(승점 6)을 골득실 차로 크게 제치고 H조 1위로 등극했다.

한국은 스리랑카을 상대로 맹폭을 퍼부었다. 전반 11분 만에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졌고, 김신욱과 황희찬의 연속골이 이어졌다. 무자비했다. 최전방에 나선 김신욱을 4골이나 퍼부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권창훈까지 골맛을 봤다. 벤투호 출범 후 가장 화끈한 경기였고, FIFA랭킹 202위 스리랑카는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가장 큰 수확은 이강인의 발견이었다. A매치 두 번째 경기에 나선 이강인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인양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시작부터 이강인이 중심이었다. 아니, 그가 중심으로 나섰다.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선 그는 공을 자유롭게 다루며, 공격의 활로를 만들었다. 형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형들을 리드하기도 했다.

선제골도 이강인이 시작점이었다. 전반 11분 이강인의 침투패스가 홍철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홍철은 박스 안으로 빠르게 연결했고, 손흥민이 공을 잡아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더욱 자신감을 찾아갔다. 돌파와 패스는 더욱 과감해졌다. 결국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황희찬의 헤더 골을 도왔다. 이강인의 A매치 첫 공격포인트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이강인은 데뷔골까지 노렸다. 몇 차례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스리랑카의 골문을 노렸다. 골까지 터졌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굳이 골이 없어도 완벽한 90분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TV로 지켜보는 축구팬까지 이강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몸을 들썩이기 충분했다.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물론 벤투 감독은 그가 더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흔히 말하는 채석장의 진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었다. 그는 "좋은 경기를 했다. 기술적인 선수이고, 출중한 선수다. 하지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더욱 발전해야 한다. 수비적인 부분을 보완해야 하다. 기술적인 부분만 갖고 경기를 펼친다면 한계가 있다.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강인도 인정한 부분이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행복하다. 영광이다"라고 말하면서도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발전과 성장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이강인 스스로도 자신이 '채석장의 진주'임을 알고 있었다. 이제 한 걸음 내딛었을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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