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주심, 주목받고 싶은가'' 벤투의 작심 발언...징계 가능성은?
입력 : 2019.10.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화성] 서재원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장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내비쳤다. 함께 참석한 코치진들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도 징계를 걱정할 만큼 강한 어조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2차전 스리랑카와 홈경기에서 8-0 대승을 거뒀다.

경기를 지켜본 모두가 만족할 경기였다. 벤투 감독도 "오늘 경기를 8-0으로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획득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축하해주고 싶다. 진지한 자세로, 상대를 존중하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팬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집중해서 경기를 했던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최약체 스리랑카도 90분 내내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박수를 받았다. 스리랑카 모하메드 니잠 파키르 알리 감독도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한국과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험이 됐다"라고 말했다. 한쪽의 일방적인 경기로 끝났지만, 90분 전체를 놓고 보면 양 팀 모두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은 질 높은 경기였다.

그러나 오점도 있었다. 판정이 문제였다. 하산 아크라미(이란)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논란이 됐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권창훈과 교체되는 상황에서 경기 지연을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당시 벤투 감독은 큰 몸짓을 사용하며 주심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벤투 감독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기 계신 분들 다 보셨을 거다. 주심이 조금 주목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누가 60분에 6-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끌기를 했다고 생각하겠는가. 이란에서 오신 주심은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벤투 감독의 목소리는 격양돼 있었다. 자리에 앉은 채 큰 손짓까지 해가며 불만을 표했다. 벤투 감독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시간끌기라고 생각을 했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딱히 경기에서 이슈 될 게 없으니, 주심이 '나 서울에 와서 손흥민에게 경고 한 장 줬다'는 것을 남기려고 한 것 같다"라고 아크라미 주심을 저격했다.

벤투 감독이 분노하며 말하는 동안, 한쪽 벽에 서 있던 코치진들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조용한 목소리로 벤투 감독을 향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벤투 감독의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모습이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협회 직원들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벤투 감독을 바라봤다.

경기 후 기자회견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어필은 금지돼 있다. 불만이 있어도 '아쉽다' 정도로 끝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 벤투 감독은 주심의 국적까지 언급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내린 주심을 저격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파견된 감독관 및 직원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징계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징계는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도 "원래 기자회견 중 심판 판정에 대한 부분을 강하게 어필하면 안 된다. 걱정돼서 곧바로 AFC의 문의했다. 하지만 그 정도는 따로 징계를 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벤투 감독은 징계를 받지 않더라도, 손흥민의 경고 한 장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월드컵 규정상 예선에서 2장의 경고를 받으면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다. 2차예선에서 경고는 최종예선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손흥민은 앞으로의 긴 여정에서 경고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뛰어야 한다.

한편,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심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뛰어 나왔다. 기자님들, 축구팬들, 축구 관계자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6-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끌 행동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충분히 뛰어 나왔다 생각했다"라면서도 "받지 말아야 할 경고를 받은 것은 내 잘못이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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