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무섭다고 느끼는 선수 없다''...평양 떠나는 벤투호의 자세
입력 : 2019.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서재원 기자= "(평양 원정) 두려워하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북한 평양 원정을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한국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을 치른다.

스리랑카전은 예상대로 대승(8-0)으로 끝났다. 이제 북한전을 준비해야 할 때다. 대표팀은 24시간의 짧은 외박을 마친 뒤, 12일 파주 NFC에 다시 소집됐다. 비디오분석을 통해 북한을 분석한 뒤, 오후부터 맞춤 훈련에 들어갔다.

평양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196km밖에 되지 않지만, 직항로가 없기 때문에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입성해야 한다. 중동만큼 먼 길은 아니지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5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떠난다. 하루 뒤인 14일 오후 1시 25분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출발한다.

북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9년 만에 북한에서 남북전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평양을 경험하지 못했다. 모두에게 생소한 환경이다. 상대 팀 외에도 5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과 싸워야 한다. 중계진을 포함한 취재진, 응원단의 방북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치르기 전에 분위기 싸움에 밀릴 수 있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벤투 감독도 스리랑카전 후 기자회견에서 강한 어조로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관중에 대한 부담은 우리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거라고 본다. 우리가 이기기 위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무섭다'고 느끼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는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 24명으로 가던지, 다른 선수를 대체 발탁 하겠다"라고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다행히 선수들은 평양 원정길에 크게 들뜨거나, 반대로 극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도 소집 당일 북한에서 보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한 매체의 질문에 "우리는 여행객이 아니다. 경기만 하러 가는 것이다. 평양에 놀러가는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12일 훈련 전 만난 이재성은 "선수들은 하나의 원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경기만 생각하겠다"라며 평양 원정에 대한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정우영 역시 "북한이라는 특수성은 생각하지 않는다. (평양 원정을) 두려워하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가는 것도 특수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두려움도 없다. 평범한 원정경기라고 생각하고 다녀온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북한전은 다양한 특수성으로 인해 조편성 때부터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여전히 TV 생중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선수와 코치진, 스태프, 임원 등 55명의 조촐한 선수단만 평양으로 향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싸움이 예상되지만, 선수들은 흔들림 없이 경기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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