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절대적 홈 이점 포기한 '답 없는' 북한, 대체 왜 그랬을까
입력 : 2019.10.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곽힘찬 기자= 과거부터 그랬지만 북한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왜 이런 식으로 진행을 했을까.

한국과 북한은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양 팀은 경고 두 장을 받는 등 치열한 경기를 펼쳤지만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펼쳐지는 남자 축구대표팀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시작 전부터 잡음이 많았다. 북한은 선수단의 방북은 허용했지만 국내 취재진 및 응원단 방북과 관련해선 답변이 없었다. 국내 관계자가 마지막까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되고 말았다. 그렇게 북한전은 생중계 없이 ‘깜깜이’ 경기로 치러졌다.

킥오프 당일에도 문제가 많았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를 한 시간 앞둔 오후 4시 30분경 홍보팀 관계자가 평양에서 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원래 오후 1시 30분 선발대가 도착했지만 경기장 내 인터넷 상황이 원활하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경기 득점 상황 및 사진 등은 노력은 해보겠지만 인터넷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능하다면 전, 후반 종료 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애초 김일성경기장엔 4만 명의 북한 관중들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 관중들의 일사분란한 응원은 원정팀의 혼을 빼놓기에 대표팀도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훈련했다. 하지만 북한 관중들은 오지 않았다. 킥오프 후에도 김일성경기장은 조용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경기는 사전 미팅과 다르게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 관중은 없고 대사관 직원들로 추정되는 외국인들만 보인다. 외신기자도 없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평양에서 14년 동안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만큼 강력한 홈 이점을 지니고 있다. 워낙 폐쇄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펼쳐져 평양은 ‘원정팀의 지옥’으로도 불린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도 평양에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경기 직후 “공포감을 느꼈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란은 지난 2005년 3월 30일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06 FIFA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북한에 2-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란 선수단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북한의 탈락이 확정되면서 이란 선수단 버스를 막아선 것이다. 그 정도로 북한 원정은 무서운 곳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홈 이점을 모두 포기했다. 최종예선을 위해선 무슨 수를 써야 했을 북한이었다. 대표팀은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오히려 경기 중 집중도를 올릴 수 있게 됐고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었다. 외신들도 북한의 행보에 관심을 보였다. 영국 매체 ‘BBC’는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라며 의문을 표했다.

21세기에 생중계를 볼 수 없는 월드컵 경기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북한은 그런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 경기 전부터 잡음이 많았기에 차라리 제 3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나았다. 북한의 알 수 없는 진행 방식은 한국과 북한의 축구팬들 모두를 답답하게 했고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기게 됐다. 정말 속내도 알 수 없고 답도 없는 그들만의 세상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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