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승부조작 혐의’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입력 : 2019.10.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영국 언론이 1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퍼거슨의 승부조작 혐의에 관한 증언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한 에이전트 입에서 나왔다.

64세 이탈리아인 주세페 ‘피노’ 파글리아라는 영국 사우스워크 법원에서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그가 “과거 UEFA 챔피언스리그 맨유와 유벤투스의 경기에서 내가 퍼거슨 감독에게 승부조작을 부탁했고, 선물로 3만 파운드의 명품 시계를 줬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은 파글리아라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검사의 입을 통해 미디어에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검사의 말에 따르면 파글리아라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잉글랜드, 벨기에 등에 폭넓게 포진해 있는 자신의 축구계 인맥을 자랑했다. 또 수많은 유명 축구 감독들을 위해 스위스 비밀계좌를 만들어줬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명감독이 승부조작을?

퍼거슨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적인 지도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6년간 감독으로 재임하며 리그 우승 13회, 챔피언스리그 2회, FA컵 5회 우승을 일궈냈다. 감독 시절 구단에서 받았던 연봉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퍼거슨 감독에게 3만 파운드(한화 약 4,500만원)는 큰 돈이 아닐 수 있다. 게다가 감독 시절 승부욕이 엄청났던 것으로 유명했던 퍼거슨이 작은 경기도 아니고 챔피언스리그에서 빅클럽 유벤투스를 상대로 경기를 조작했다는 것도 납득이 어렵다.

선정적인 기사로 악명 높은 영국의 미디어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데일리메일’은 ‘부패한 에이전트가 퍼거슨의 승부조작 혐의를 주장했다’고 썼다. 뒷돈과 뇌물을 주는 방식으로 일을 해왔던 정황이 보이는 에이전트의 말을 믿을 수 있냐는 것이다. 게다가 파글리아라는 2016년 축구 감독들이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가 이게 거짓임이 드러나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축구계 부패는 끝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과연 파글리아라의 주장이 모두 틀렸다고 확언할 수 있을까. 이적시장과 마케팅에서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국제축구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공공연하게 뒷돈과 뇌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파글리아라 역시 “축구계에서 어린 선수를 키워 비싸게 잘 팔기 위해서는 인맥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리고 이런 방식이 에이전트계에서 오래 일해온 비결 중 하나일 수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파글리아라가 퍼거슨 감독에게 감사한다는 뜻으로 명품 시계를 선물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단순히 시계 하나로 승부조작을 끌어낸 게 아니며, 그 뒤에 뭔가 더 있다는 뉘앙스로도 들린다. 파글리아라가 유명 감독들과 친분이 두텁다고 떠벌린 것 역시 ‘대가가 있었든 없었든 그들에게 그동안 선물과 돈을 많이 줬다’고 해석할 여지도 남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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