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뒤엔 항상 우리가 있다'' 선수들 향한 경남 팬의 외침
입력 : 2019.10.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창원] 곽힘찬 기자= “성적이 좋지 않아도 변함없이 응원한다. 그만큼 경남FC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경남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35라운드 경기가 열리던 27일. 창원축구센터를 찾은 경남 팬 공경환씨가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경남을 응원했다는 공 씨는 경남에 일어났던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모두 지켜봤다.

지난 2015년 11월 경남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공 씨는 묵묵히 경남을 응원했다. “그래도 좋은 일이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라는 공 씨는 “K리그1 승격 이듬해 곧바로 준우승을 차지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이뤄냈던 2018년을 결코 잊을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2018년은 공 씨 외에도 대부분의 경남 팬들에게 영광스러운 한 해로 기억되고 있다. 말컹(허베이 화샤 싱푸)과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앞세워 K리그1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고 경남은 올 시즌 하위권을 헤매게 됐다. 자연스레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공 씨는 경남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다. 10년 동안 응원하면서 ‘나의 구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공 씨는 “경남은 K리그1 승격과 시도민 구단 자격으로 ACL 진출권을 획득했다. 그 영광을 팬들과 함께 했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팬들의 응원이 필요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경남의 돌풍으로 팬들이 기쁨을 만끽했다면 지금은 팬들이 구단과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제주전은 경남에 무척 중요한 경기였다. 최대한 승점 차를 벌려야 잔류에 가까워 질 수 있었다. 사실상 ‘단두대 매치’였다. 공 씨는 “승리가 목표라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왔다. 오늘 이기지 못하더라도 꼭 잔류를 해줬으면 좋겠다. 전반전에 윤빛가람에게 프리킥 골을 내줬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제리치가 동점골을 터뜨려줬다”며 웃었다.



제리치는 공 씨를 비롯한 경남 팬들에게 ‘복덩이’와 같았다. 공 씨는 “우리가 그리워하던 말컹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영입한 선수들 중 가장 성공적이다. 제공권도 좋고 득점 감각도 뛰어나다. 제리치와 함께라면 무조건 잔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팬들이 끝까지 응원하고 있으니 선수들 모두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제주전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2-2로 종료됐다. 공 씨의 바람처럼 경남이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경남은 특유의 ‘극장 DNA’로 경기 결과를 뒤집을 뻔했다. ‘후반의 경남’은 역시 무서웠고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제주전이 끝난 뒤 수비수 이광선이 이렇게 말했다. “빨리 강등권에서 벗어나고 싶다.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내년에도 경남이 K리그1에 자리잡을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계속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맞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과 같아 선수들의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패배라도 하는 날엔 자책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렇게 팬들이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될 것 같다. 이날 제주전엔 4,041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 외에도 많은 경남 팬들이 응원을 했을 것이다.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변함없이 응원을 해주는 팬들이 있기에 경남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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