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김승규, “2013년 12월 1일 잊었다, 이번에 반드시 우승”
입력 : 2019.10.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2013년 12월 1일 K리그 최종전.

당시 울산 현대는 비기기만 해도 정상에 설 수 있었다. 90분 넘게 포항 스틸러스 공세를 잘 막았다. 그러나 마지막을 못 버텼다. 95분 혼전 상황에서 김원일에게 통한의 실점을 내주며 우승컵을 포항에 넘겨줬다. 우승 세리머니를 위해 대기하던 김신욱(경고누적 결장)은 유니폼을 벗으며 쓸쓸히 퇴장했다. 울산에 아픔, 포항에 환희로 남았던 순간이다.




이 역대급 명승부는 ‘동해안더비’를 더욱 타오르게 만든 계기였다. 6년 가까이 흐른 지금. 울산이 다시 세 번째 별에 도전한다. 수문장 김승규(29)가 그 중심에 있다. “이미 과거는 잊었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번 시즌 울산은 전북 현대의 독주를 막아섰다. 시즌 맞대결 1승 1무 1패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다득점에서도 68골로 나란히 1위다. 시즌 초반부터 순위표 최상단에 자리하며 전북의 강력한 대항마임을 증명했다.

울산은 지난 26일 강원FC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앞서 전북이 FC서울과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는 동기부여가 됐다. 경기 시작 후 10분 만에 주니오가 2골을 몰아쳤다. 이후 80분을 고전했지만, 2-1 승리. 가장 필요했던 결과를 챙겼다. 이로써 승점 75점으로 전북에 3점 앞선 선두를 달렸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울산으로 복귀한 김승규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안정감 있게 골문을 지키고 있다. 특히 날카로운 킥은 하나의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강원전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빌비야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했으나 상대 유효슈팅 5개를 막아내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김승규는 “다들 아시겠지만, 이제 매 경기가 중요하다. 강원과 경기하기 전 동료들과 반드시 승리하자고 했다. 우리가 앞서고 있으니 전북보다 우리 경기에만 집중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보였다.

난적인 강원을 꺾었지만, 김승규는 개인적으로 빌비야의 페널티킥을 못 막은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방향도 읽고 손에 맞았는데... 내가 선방했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울산은 앞으로 서울(11월 3일), 전북(11월 23일), 포항 스틸러스(12월 1일)를 차례로 만난다. 전승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한다. 그러나 전북의 전력도 만만치 않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에 도전하는 팀들이 뿌린 고춧가루를 맞을 수 있다. 챔피언은 전북과 맞대결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울산 입장에서 포항과 마지막 라운드까지 끌고 가는 걸 원치 않는다. 뼈아픈 과거, 게다가 이번 시즌 포항에 1승 2패로 열세다.

김승규는 “전북에 앞서 있다. 3점이 많게 느껴지지만, 1경기 만에 따라 잡힐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6년 전, 준우승에 그쳤던 때를 떠올렸다. 김승규는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기억 안 하는 게 좋다. 이미 잊었다. 우승으로 치유하고 싶다. 울산 팬들을 위해서라도 정상에 오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진=울산 현대, 스포탈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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